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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인의 과거 사진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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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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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fiogf49gjkf0d 연인의 과거 사진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
판도라의 상자, 내 여친의 졸업앨범!
제 여자친구는 모든 남자의 로망! 네. 자취녀입니다. 그녀의 오붓한 원룸도 우리 둘의 연애를 불태우기엔 충분히 넓었죠. 그렇게 대근대근한 연애 2년 만에 여친의 본가로 처음 인사 가던 날이었어요. 둘이 하는 연애에서 확장명 좀 변경하려니 살짝 떨리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여친 부모님의 첫인상보다 강렬했던 건, 벽에 걸린 가족사진이었어요. 제가 알던 여자친구의 이목구비가… 아니었거든요. 1차 멘붕에 이어 여친의 남동생이 곧 2차 멘붕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형, 우리 누나 원판 못 봤지? 우황청심환 챙겨 먹고 이것도 좀 봐.” 그래요, 저는 봐서는 안될 것을 보았습니다. 남동생이 가져다 준 것은 여친의 중학교 졸업앨범.
솔로남녀 2019명을대상으로 ‘가장 굴욕적이었다고 생각하는 옛시절’을 물었더니 전체 33.7%가 ‘중학교 시절’을 1위로 선택했다. 역변의 흑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못난이 시절이 바로, 중학교 시절이라는 말이다.
누구나 가슴 속에 굴욕의 과거사진 한 장쯤 있다
제게 가져다 줘서는 안 될 것을 가져다 준 여친의 남동생, 어떻게 됐냐구요? 인간에게 불을 선물한 죄로 벼랑 끝에 묶인 프로메테우스처럼, 쇼파에 결박 당한 채 죽지 않을 만큼의 핵꿀밤을 얻어 맞더라고요. 하지만 아직까진 여자친구가 귀엽게만 보였어요. 누구나 보여주기 싫은 과거가 있는 거잖아요.
정말, 연인이나 호감이성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졸업사진, 누구나 있을까? 남성은 55.5%, 여성은 무려 84.7%가 ‘감추고 싶은 졸업사진이 있다’고 대답했다. 아직 불태우지 않은 것이 실수였을 뿐, 누구에게나 가슴 속에 굴욕의 과거사진 한 장쯤 있다.
잊어줘, 미완성의 내 모습
강제 흑역사 인증을 해버린 여자친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제게 말했습니다. 미안하다고. 사실 좀 웃음이 나왔지만 꾹 참고 물었죠. “뭐가? 왜 미안해?” 여자친구는 속일 생각은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젖살이 많이 빠졌고, 그땐 스포츠 샌들에 양말 신는 게 궁극의 맵시였고, 그 나이에 화장 할 줄 모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면서요. 쌍꺼풀은 이 험한 세상 살아가기 위해 한 쌍쯤 있어야 할 것 같아, 스무 살에 알바 뛰어 장만했다면서요. 하지만 잊을 수 있을까요. 그녀의 과거 모습은 덜 마른 시멘트 위에 찍힌 발자국처럼 뇌리에 남아있는데…….
여자들이 남자에게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 1위는 ‘살 빠지기 전 투실투실한 모습’이었다. 2위는 ‘촌티가 줄줄 흐르는 옷차림’, 3위는 ‘화장술을 깨닫기 전의 정직한 민낯’, 4위는 ‘성형수술 전의 거짓 없는 얼굴’이었다. 사연남의 여자친구, 1위부터 4위까지 참 골고루 갖췄다.
그래도 사랑해
하지만 괜찮아요. 잊지 못하면 어떤가요. 심심할 때마다 떠올리며 키득거리죠 뭐. 과거는 과거일 뿐, 저는 여자친구의 현재를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사실 저도 지우고 싶은 흑역사가 있죠. 세상이 우습고, 모든 것이 시큰둥했던 그때. 부모님께 반항하고 성냥 좀 씹던 그 시절. 밤새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클하던 게임 폐인이 저였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한 여자의 과거도 포용할 수 있는 멋진 청년으로 자라지 않았습니까. (뭐! 뭐뭐!)
한발 더 가까워지기 위해 여친남친을 집으로 불러들였다가 흑역사를 인증해버린 청춘들, 걱정할 거 없다. 당신의 충격적인 졸업앨범과 낯부끄럽기 짝 없는 과거 행적들은 말 그대로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솔로남녀 전체 86.6%가 ‘호감이성의 굴욕적인 변천사를 알게 된 이후’에도 ‘애정은 변하지 않는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걱정하는 것보다 우리의 사랑은 튼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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