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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fiogf49gjkf0d [뉴시스아이즈]이슈진단 '결혼 풍속도 '천의 얼굴'로 변하다'-스타들 간소한 결혼식 선호…재벌가는 만혼 유행
기사등록 일시 [2014-02-03 15:53:18]
【서울=뉴시스】이득수 기자 = 재벌가와 연예인들의 결혼 스토리는 늘 관심의 대상이고 화제 거리를 제공한다. 가장 큰 화제는 역시 톱스타와 재벌 2,3세와의 염문설이다. 재벌과 연예인의 연애는 대개 결혼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드물었고, 결혼을 하더라도 백년해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희귀하다. 살아온 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성격과 사고방식이 다른 남녀가 만나 원만한 혼인 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벌가 자녀들의 결혼은 요즘엔 연애결혼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매파를 활용한 중매결혼이다. 결혼을 이용해 다른 재벌, 정치 권력자, 판검사, 학자 집안 등과 사돈 관계를 맺는 이른바 정략결혼이 대세를 이뤄왔다. 매파로는 전문 결혼정보업체보다는 고급 패션 디자이너를 비롯해 국회의원 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나서서 상류층 남녀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재계에서는 젊은 2세, 3세들과 연예인과의 염문설이 아니라 노년기에 접어든 재계 총수나 유명 CEO들의 만혼이 화제다. 작년에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구학서 신세계 회장 등이 재혼했다. 재벌들의 ‘황혼 재혼(再婚)’이 재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것 아닌가 하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재계 인사들 재혼·만혼 러시
신세계 구학서(66) 회장이 지난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 날에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14세 나이 차이가 나는 대학 동문 후배인 김은경(52)씨와 재혼했다. 결혼식에는 가족과 지인들 몇 명만 참석해 조촐하게 진행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인 김씨는 구 회장과 같은 연세대 동문으로 지인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초혼이다. 신혼집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구 회장의 기존 집에 차려졌다. 구 회장은 고 양명숙 여사와 2011녀 우면산 산사태 사고로 사별했고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신창재(62)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해 11월 40대 초반의 여성과 재혼했다. 부인은 재벌가 출신이거나 금융계 종사자가 아닌 평범한 집안 출신으로 이화여대를 나와 모교 기획예산처 직원으로 근무하다 신 회장과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2010년 고 정혜원 여사와 사별한 상태였고, 상대 여성은 초혼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에 열린 임원진 송년회에서 처음으로 재혼 사실을 공개해 업계에 알려졌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의 최대 주주로 지분 33.8%를 갖고 있으며 두 아들 중하(34)·중현(32)씨는 교보생명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고 있어 경영권 승계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원그룹 창업주인 김재철(79) 회장도 지난해 4월 60대 여성과 재혼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10월 첫 만남 이후 6개월 만인 작년 4월 결혼에 골인했다. 원양어업을 통해 재계서열 38위, 자산규모 3조1037억원(2012년 회계연도 기준)의 대기업을 일으킨 김 회장은 고 조덕희씨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이보다 앞서 정용진(46)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2011년 고 한상범 대한항공 부사장의 딸인 플루티스트 한지희(34)씨와 재혼해 지난해 12월 초에 1남1녀 쌍둥이를 새로 얻어 모두 2남2녀를 두게 됐다. 정 회장과 새 부인 한씨는 띠동갑이다. 정 부회장은 1995년 배우 고현정과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뒀으나 2003년에 이혼했다. 양육권을 모두 정 부회장이 갖고 있으며 두 자녀는 현재 미국 유학중이다.
재계의 재혼은 이전에도 있어온 것이긴 하지만 요즘은 그 속도가 빨라졌고, 재혼으로 인한 경영권 승계변화 가능성이 높아져 관심도가 전과 다르다.
과거에 재혼한 주요 재계 인사들을 보면 2007년에는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의 김택진(47) 사장이 재혼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김 사장은 2004년 전 부인 정의정씨와 이혼하고, 2007년 10살 연하인 윤송이(37) 전 SK텔레콤 상무와 극비리에 결혼했다. 윤 전 상무는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KAIST를 거쳐 24세에 미국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천재소녀’로 불렸다.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은 부인과 사별한지 6년 만인 2009년에 서울대 의대 후배인 20세 연하의 의사 윤보영씨와 재혼했다. 고 박두병 두산그룹 회장의 4남인 박 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로 재직했고, 2001년부터 6년간 서울대병원장을 지냈다. 2006년 두산그룹 연강재단 이사장, 두산건설 회장 등을 거쳐 2009년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구자경(89) LG그룹 명예회장의 2남인 구본능(66) 희성그룹 회장은 본부인과 1996년에 사별하고 98년 17세 연하의 차경숙(49)씨와 재혼했다. 구 회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맡고 있다.
재벌가 회장들의 재혼은 기업의 경영권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측면에서 또 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상속법을 개정해 부인에 대한 유류분을 총상속금액의 50%까지 인정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경영권은 ‘새 엄마’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영풍제지 이무진 회장(80)은 50대의 두 아들 대신 재혼한 35년 연하인 부인 노미정(45) 부회장에게 2012년 12월 자신이 보유해온 지분 전량인 113만8452주(51.28%)를 모두 넘겨줬다. 이 회장과 노 부회장은 2008년께 부부의 연을 맺고 슬하에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김택진 사장은 전 부인 정씨에게 2005년에 300억원 규모(3.84%)의 엔씨소프트 주식을 재산분할 형식으로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두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연예인 웨딩 키워드 ‘작은 결혼식’
한편, 연예인 스타들의 결혼식에서도 많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조촐하고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것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 시초는 가수 이효리·프로듀서 이상순 커플의 결혼식이었다. 지난해 9월1일 제주도에서 열린 톱 가수 이효리 이상순의 결혼식은 과거 스타의 결혼식에 비하면 간소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객도 없이 양가 친지 등 가족들만 모여 간소하게 치렀다. 초특급 호텔에서 수많은 하객과 보도진에 둘러싸여 화려하게 치렀던 스타들의 결혼식에 비하면 전혀 다른 스타일이어서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물론 보도진과 일부 연예계 관계자들이 제주도 결혼식장을 찾아가느라 법석을 떨어 몰려든 인파는 서울의 호화 결혼식장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전지현·최준혁(동갑내기 회사원) 커플, 이병헌·이민정 커플, 한혜진·기성용 커플, 탤런트 김재원·동갑내기 회사원 커플도 비공개로 결혼식을 가졌다. 협찬을 받는 화려한 결혼식이 한물 간 듯하다.
과거 스타들의 결혼식은 웨딩업체들에게는 스타마케팅의 장이었다. 드레스에서부터 사진촬영 등 머리에서 발끝까지 결혼식에 소요되는 모든 물품들에 대해 협찬 경쟁이 치열했다.
협찬으로 유명했던 사례는 장동건·고소영 결혼식에서 고소영이 협찬을 받은 오스카 드 라렌타 드레스이다. 고소영만을 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들이 협찬 결혼식을 멀리하게 된 이유는 결혼식마저 제품 홍보에 이용한다는 이미지 추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협찬 연예인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결혼 컨설팅 전문가들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성대한 결혼식보다는 결혼식 자체의 의미를 찾겠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작은 결혼식으로 선회했다”고 전한다.
이효리처럼 ‘간소하게’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수십억원대의 멋진 전원주택을 가져야 한다는 말도 있다. 보통 청춘남녀들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재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leeds@newsis.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62호(2월10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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