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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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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남 탓만 할 텐가
당신이 아무리 여중→여고→여대, 혹은 남중→남고→공대, 순혈주의를 자랑하는 모태솔로 테크트리를 타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토록 주변에 멀쩡한 이성이 하나 없다는 건 이상한 일이죠. 길가에 빽빽한 은행나무도 암나무와 수나무가 구린내 나는 열매 맺기를 시전하는 마당에! 사랑하기 더 없이 좋은 가을날이라는 걸 은행나무도 아는 이 마당에! 아직도 내 주변엔 왜 괜찮은 이성이 없냐며 주변 환경만을 탓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반성할 시간. 이제 눈 깜짝할 시간 아니라, 눈깜! 할 시간에 겨울이 옵니다. 겨울 뭐 별 거 있냐고? 겨울은 외투 속에 서슬퍼런 장검을 하나 감추고 있으니. 그 칼의 정체는 이름하야 ‘크리스마스’이기에.
꽃은 벌떼를 불러모은다는 비겁한 믿음
꽃은 벌떼를 불러모으는 법. 그렇다면 당신은 꽃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은 이성이 모이지 않는 걸까요. 당신이 조금 더 예뻤더라면, 잘 생겼더라면, 당신이 더 날씬했더라면, 키가 더 컸더라면, 당신에게 넉넉한 경제력이 있었더라면, 번쩍이는 스펙이 있었더라면, 당신은 벌떼가 모여드는 꽃이었을까요. 틀렸어요. 당신은 꽃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 속에 숨어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용기가 나지 않고, 불편한 데다가 귀찮기까지 하니까.
우리는 꽃의 형상이 벌떼를 불러모으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벌이 모여드는 이유는 향기 때문이니까요. 꽃은 향기라는 긴 다리가 있어요. 꽃은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벌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 향기라는 다리는 당신의 두 다리보다 부지런하거든요. 벌을 찾아 먼저 다가가는 것은 꽃향기라구요. 그러니까 당신이 혼자인 이유는, 환경 탓도 아니고 잘난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했기 때문도 아니라는 거죠. 그럼 뭐냐고?
<당신이 혼자인 이유>
1. “사람 많은 곳은 딱 질색인데 어떻게 해요.”
클럽에 가자거나 번화가에서 약속을 잡는 친구에게, “아, 나는 북적거리고 시끄러운 데는 딱 질색인 거 알잖아.”라고 말하는 당신.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취향이 나쁜 것은 아니죠. 하지만 늘 가던 곳만 가려고 하고, 늘 추구하는 분위기 속에만 있으려 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없는 것! 활동 반경을 바꾸면, 그 반경 속에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요.
2. “낯가림이 심해서 친한 사람들만 만나요.”
이미 알고 지낸 지 오래된 사람들 중에 이성이 몇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과 당신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건 이미 연애 가능성이 없는 관계라고 봐도 무방해요.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어도,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무 일도 생기지 않겠죠.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거예요. 고여있는 물 웅덩이 속에서 썩어가지 않으려면, 당신은 흘러가야 해요, 어디로든.
3. “피곤해 죽겠는데 주말엔 집에 있는 게 최고죠.”
연애는 정신과 육체의 활동!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집에만 있으려 하면서 외롭다는 입버릇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모순. 연애가 시작되면 도장 깨는 수련생의 마음으로 전국팔도 방방곡곡의 맛집과 데이트 명소를 누벼야 할 텐데 벌써부터 체력이 바닥나 있다면 연애는 꿈도 꾸지 말아야죠. 만 근짜리 피로가 어깨 위에 올라타 있어도 야외 활동을 계획하세요. 방구석에 밀봉된 당신을 만나기 위해 아무도 초인종을 눌러주지 않으니까요.
4. 먼저 연락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당신은 먼저 연락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마음에 없는 칭찬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겠죠. 쓸데없이 눈웃음을 짓는다거나, 취하지도 않았는데 술에 취한 연기를 하는 스타일도 아닐 거예요. 그게 당신의 스타일! 그런 당신의 스타일을 유지한 결과는? 오늘도 외로움, 내일도 외로움. 계속 같은 스타일을 고집한다면 당신의 외로움도 여전히 당신 곁에 머물 거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연락을 하거나, 듣기 좋은 칭찬을 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흘린다고 해도 당신의 본질이 훼손되는 건 아니라구요. 스타일은 습관일 뿐. 습관은 바꿀 수 있어요. 잘못된 습관이라면 더더욱 바꿔야 할 필요가 있고.
연애, 해서 남 주나?
세상엔 남자가 절반, 여자가 절반. 그런데 왜 당신의 주변엔 이성이 없을까요? 우리 집 강아지 뽀삐도, 길가의 은행나무도 짝꿍이 있는데 말이죠.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해?” 혹은 “나를 바꿔가면서까지 남을 만나고 싶지 않아!”라고 외치는 당신은 연애를 일방적인 봉사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연애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닌데도?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남의 마음에 들기 위해, 남의 사랑을 얻기 위해 하는 노력이 아니라는 것. 당신을 위한 당신의 노력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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