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해! 다섯 가지 무개념 이별   모든 이별은 아픕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랑이 쉽게 변하기도 하고, 철썩 같은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연인과의 이별은 충격과 두려움으로 우리를 떨게 합니다. 미련과 상실감으로 우리를 울리기도 하지요. 하다못해 키우던 애완동물과의 이별도 며칠은 슬프고 믿어지지 않는데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라니! 그렇기 때문에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 합니다.   다시 안 볼 사람인데 어떻게 끝내는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한다면 가만히 되짚어 봅시다. 상대방으로 인해 행복했던 시간들을 말이에요. 달라도 너무 다른 성격차이로 이별하려는 것이든, 사랑이며 정이며 다 떨어져나가고 지긋지긋해져서 이별하려는 것이든, 상대방으로 인해 행복했던 날은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적어도 그 행복했던 날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 주세요.         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만나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전화며 문자도 싹 다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가장 예의 없는 이별인 것 같아요. (두 사람의 이별이 일방적인 통보의 형식이어서는 안 되지만) 일말의 통보도 없이 말입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어려운 건 누구나 똑같습니다. 말재주가 없어서 그런다는 핑계는 그저 난처한 상황에서 꺼내드는 자기 합리화일 뿐이에요. 상대방의 반응이 어떻게 돌아올지 몰라 두렵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펼쳐질까봐 똑바로 마주하기 힘든 마음이야 잘 압니다. 당연해요, 이별은 원래 다 어려워요.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이별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은 채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 경우는 절대로 없어야 해요. 그야말로 긴 꿈을 꾸고 난 아침처럼 모든 종적을 감춰버리는 행동은 함께 했던 시간을 하찮게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이별이라는 괴로운 짐을 한사람에게만 몽땅 떠넘기고 도망치는 일처럼 비겁한 일이 또 있겠어요. 어렵더라도 맞닥뜨려야 합니다.        2. 21세기형 이별   우리는 너무나도 편리한 시대를 살아갑니다. 인터넷으로 은행 업무를 보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얼굴을 마주보며 통화를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우리가 나누는 사랑만큼은 아날로그가 아니었던가요. 영상통화만으로는 마주보기의 애틋함이 채워지지 않았고, 채팅만으로는 체온까지 나눌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별 역시 첨단이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쉽고 편리한 방법이야 차고 넘치지요. 이메일이나 채팅, 문자 메시지나 간략한 전화통화. 하지만 이 편리한 방법들은 그야말로 너무 쉽고 편리하기 때문에 경솔한 선택을 하게 합니다. 이별을 마음먹고 상대방을 만나러 가는 길, 발걸음은 무겁고 머리는 복잡해지지요. 여러 번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장은 괴롭겠지만 번복하지 않는 신중한 결정이 조금이라도 당신과 상대방을 덜 아프게 할 것입니다. 그동안의 사랑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것이라면 모를까 이별은 반드시 오프라인으로 이야기 합시다.      3. 깜짝 이벤트를 방불케 하는 기습공격   조금도 무거운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에요. 상대방 입장에서 본다면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는 기분일 거고요. 어제까지만 해도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데이트를 끝마쳤는데, 갑작스레 이별의 말을 전하는 것입니다. 연애할 때는 그 흔한 이벤트 한번 안 해주더니 마지막이랍시고 깜짝 이벤트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일방적이지 않은 이별에 어디 있겠냐마는 적어도 상대방이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 정도는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지극정성으로 잘하고 사랑이 넘치던 사람이 갑자기 이별을 알려온다면 상대는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이 어처구니없는 이별에 대하여 자꾸만 생각하고 곱씹게 되겠지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문제점을 느끼고 있으며 그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예고를 미리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4. 영화처럼, 수수께끼처럼?   영화 속의 이별은 아름답기만 하고, 수수께끼의 정답은 명료하지 않습니다. 모두 조심해야 할 부분이지요. 이별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다고 해서 각종 미사여구를 동원해 꾸며댈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상대방에게 얼토당토않은 가식으로 보일 위험이 다분하거든요. 포장하고 꾸며댄 이별은 그동안의 사랑을 솔직하지 못한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당신이 느낀 문제점과 이별 이유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빙빙 돌려 말한다거나 모호하게 얼버무리는 것도 예의 없는 이별일 것입니다. 당신의 모호한 이별 통보는 헤어지자는 것인지 노력해보자는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게 만들 것이며, 답이 엇갈린다면 이별통보를 한 번 더 해야 하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거든요.                5. 칼보다 날카로운 혀   정 떼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독한 말들을 뱉어낼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게 떨어지기 힘든 정이라면 아무리 독한 말에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괜히 마음만 다치게 되거든요. 현실적으로 당신의 어떤 이유가 더 이상의 관계를 이어나가지 못하게 하는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나쁜 말을 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의 감정을 극대화시켜 더 큰 집착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심한 악감정에 받쳐 이별하는 경우라도 욕설은 절대, 절대로 금물인 거 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