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하는 여자'들이 늘고 있다. 결혼 적령기인 20대 후반 여성의 미혼율이 30년 만에 50%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이미 결혼을 한 기혼자조차도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결혼과 출산율' 보고서에 따르면 25~29세 여성의 미혼율이 1975년에는 11.8%이던 것이 2005년에는 59.1%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후반 여성 10명 중 6명이 미혼인 셈. 이들 결혼 적령기 여성의 미혼율은 1990년 22.1%, 1995년 29.6%, 2000년 40.1%로 급격히 높아졌다. 이와 보조를 맞춰 20대 초반(20~24세) 여성의 미혼율도 같은 기간에 62.5%에서 93.7%로 높아졌고 30대 초반(30~34세) 여성은 2.1%에서 19%로, 30대 후반(35~39세) 여성은 0.7%에서 7.6%로 높아졌다.
결혼 적령기 여성(25~29세)의 미혼율

1975년 11.8% → 1990년 22.1% → 1995년 29.6% → 2000년 40.1% → 2005년 59.1% 계속적인 증가 추세

또한 2009년 전국의 기혼여성 3천5백85명과 미혼남녀 3천3백14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를 재분석한 결과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는 데 기혼자는 14.1%, 미혼자는 20.3%만이 동의했다. '결혼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데에는 기혼자의 5%, 미혼자의 2.6%가 동의했고, 특히 이혼이나 별거를 겪은 사람은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미혼남녀 모두 10%가 채 되지 않았다(각각 7.5%, 6.4%). 반면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은 24.2%, 12.8%가 나왔다.

'결혼은 하는 편이 좋다'는 데에는 기혼자의 49.7%, 미혼자의 46.4%,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소극적인 입장에는 기혼자의 31.1%, 미혼자의 28.3%가 동의했다. 이제는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미혼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른 나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아 성취와 자기 계발을 위해서, 교육을 더 받고 싶어서 등 가치관 문제인 경우가 54.9%로 가장 많았다. 소득이 적거나, 결혼비용이 마련되지 않았거나 실업, 고용 불안 등 경제적 이유도 31.9%를 차지했다.

미혼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

1. 가치관 문제 (54.9%)

아직 결혼하기 이른 나이, 교육을 더 받고 싶어서, 자아 성취와 자기 계발을 위해 등

2. 경제적인 문제 (31.9%)

소득이 적어서, 결혼비용이 마련되지 않아서, 실업이나 고용 상태 불안 등

미혼율의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의 경우 미혼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심각한 실정이고 중국 또한 서른 살 넘은 노처녀를 뜻하는 '성뉘(剩女)'가 베이징에만 5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가 변하면서 여성들의 경제적인 자립이 가능해진 반면, 결혼 후 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아직도 가부장적인 제도 하의 불평등한 가족제도 등이 여성들의 결혼을 주춤하게 만드는 이유다.

2008년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이 28.3세로 결혼이 점점 늦어지다 보니 출산율 또한 낮아지는 것이 당연지사. 우리나라의 2010년 출산율은 1.22명으로 미국(2.1명), 영국(1.9명), 프랑스(2명), 스웨덴(1.91명), 일본(1.37명)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3명)에 크게 못 미치는 형편이다.

세계 각국의 출산율

미혼여성, 골드미스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미혼여성들이 결혼하고 싶은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