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중앙 홈페이지(womanjoongang.co.kr)와 ‘미투데이’를 통해 기혼 남성 147명 (20대 12%, 30대 47%, 40대 이후 41%)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입니다.

이뤄지지 않겠지만, 영원히 꿈꾸는 인생의 로망은?
인생 역전의 꿈이 41%로 1위를 차지했다. 누구나 ‘대박’에 대한 꿈은 있지만, 남자는 여자와 달리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로또 한 장을 사더라도 1등에 당첨되면 얼마를 어떻게 쓸지 계획하는 사람들 많단다. 심지어 로망을 이루기 위해 직접 실천하는 경우도 있었다. 독신 생활과 등대지기, 자식 축구단 만들기는 모두 비슷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다만 40대 남자들의 경우, 자유로운 독신 생활을 선택한 사람들이 60%나 됐다. ‘이쯤 되면 로또보다 독신 생활을 그린다’는 씁쓸한 멘트도 있었다. 재밌게도 양치기, 등대지기, 천문지기 등 고독한 직업, ‘지기’를 꿈꾸는 남자들이 많았다. ‘세계 여러 나라 돌아다니다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오랫동안 아내와 잘 살다가 한날 같이 죽는 것’ 등 웰다잉을 로망으로 꼽기도 했다.

‘내 것’에 대한 로망은 무엇인가요?
역시 차가 45%로 1위를 차지했다. 20~30대는 스포츠카, 그 이후는 고급 세단 쪽으로 차종만 달라질 뿐 ‘차’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차가 왜 로망이냐는 질문에 ID:apple7은 “어떤 차를 타느냐에 따라 내 가치가 올라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차뿐 아니라 계절별로 시트를 바꾸고 싶어하고, 특히 남편들은 카 오디어와 백미러 등 차 악세서리에 많은 관심을 갖는데, 여자들이 구두를 사고 싶어하는 마음과 비슷하단다. 닌텐도가 갖고 싶어 아내에게 졸랐는데 안 사줘서 고민이라는 남편도 있었다. 남편의 또 다른 로망으로는 ‘오토바이’ ‘비싼 양주’ ‘내 명의로 된 집’이 있었다. 내 집 마련이 숙제인 가장들이라 그런지 전원주택, 고급 브랜드 아파트 등 다양한 집을 꼽은 사람이 많았다. 오늘 저녁, 퇴근한 남편에게 로망을 물어보라. 남편의 로망을 들으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아내’에 대한 로망은 무엇인가요?
남편들, 답을 고르기 힘들었을 듯하다. 요리 잘하는 아내와 능력 있는 아내, 지혜로운 아내가 박빙이었다. 1위는 역시 자녀 교육을 잘 시키는 아내였다. ID:hjjjim은 “자녀 교육은 정말 어려운 숙제다. 그래서 아내가 현명하게 리드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2위는 요리 잘하는 아내인데, 요리 못하는 아내에게 불만 있는 남편들 꽤 있었다. ID:sun12는 “신혼 때는 몰랐는데, 2년 정도 지나니까 솔직히 한중일 요리 다 잘하는 아내를 둔 친구가 부럽다”고 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열 살 어린 아내’ ‘친정집이 부자인 아내’가 있었다. 꿈꾸는 것은 자유지만, 도둑 심보가 엿보이기도.

결혼 생활에서 항상 꿈꾸고 있는 것은?
‘자상한 아빠’ ‘자랑스러운 남편’을 로망으로 고른 사람들이 29%나 됐다.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될 것 같던 두 가지 역할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달은 남자들의 선택이다. 나만의 공간 만들기가 15%로 2위를 차지했는데, 의외로 집에서 머물 곳이 없다는 남편들 대답이 많았다. “내 서재는 아내 옷 방과 아이들 컴퓨터 방으로 바뀌었다”는 푸념도 들렸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40대로 점점 나이가 많아질수록 허물없는 이성 친구보다는 나만의 서재가 갖고 싶다는 대답이 많았다. 남편들에게 마음 붙일 작은 공간 하나 마련해 주는 게 좋겠다.

‘외모’에 대한 로망은 무엇인가요?
초콜릿 복근은 남자들의 로망보다는 여자들의 로망인가 보다. 요즘 가장 핫한 남자, 이병헌이 아까운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정우성의 부드러운 미소가 24%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는데, 30대보다 40대 남자들에게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장동건의 뚜렷한 이목구비는 20대 중?후반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나이가 많을수록 키나 몸매, 얼굴 등 그럴듯한 외모보다는 좋은 인상, 분위기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 ID:wing12는 “남자들은 사실 자신의 외모에 대부분 만족하기 때문에 외모보다는 무뚝뚝한 분위기를 없앨 수 있는 미소나 매너를 더 갖고 싶어한다”며 남자의 심리를 말해 줬다. 남자들은 “이병헌의 복근쯤이야 마음만 먹으면 다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