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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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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결혼은 노땡큐, 연애는 실컷! 이 마음 가지고 살아온 싱글들, 꽤 되실 거다. 한 남자에게 예속되어 부엌데기(?), 애 보는 아줌마(?)로 전락할 바에야 이 남자 저 남자 휘두르며 살고 싶다는 그 마음! 하지만 겪어보면 안다. 알고 보면 별 남자 없고, 열 남자보다는 손아귀에 쥐고 살 혹은 쥐여 살 남자 하나가 낫다는 사실을 말이다.
싱글의 도돌이표 순환
한 때는 CC가 소원이었고, 백일 반지 해 보는 것이 염원이었으며, 친구들 모아 거창하게 언약식해 보는 것이 꿈이었던 P는 네 번의 연애가 말짱 도루묵이 되자 사람이 변했다.
“웃기고 있네. 그냥 즐기며 사는 거야. 사랑? 옆집 개나 줘.”
사랑이란 어차피 유통기한 있는 통조림일 뿐임을 깨달은 그녀. 눈물 콧물 쏙 뺀 첫 연애를 시작으로 헤어진 후 밥솥 채 비벼먹은 밥으로 실연을 달랜 네 번째 연애 이후에는 즐기며 살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남자들처럼 술집과 클럽 등을 전전하며 별의별 남자를 캐주얼~하게 만나는 나날을 지속했는데. 꽤 짜릿한 경험이긴 했다. 조금만 틈을 주면 하이에나처럼 들러붙는 남자들을 내려다보며 호령하는 그 맛! 남의 남자면 어떤가, 마음먹고 들이대면 알아서 돌아서는(물론 잠시지만) 그들을 보며 자신의 이 위대한 ‘능력’을 한껏 누려 왔다.
하지만 뭐든 끝이 있는 법. 찰나의 즐김은 어느덧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건 단기용 만남이라 애써 되뇌어도 가끔은 그녀도 사람인지라 마음을 확 빼앗길 만한 남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이 넘어갈라 치면, 다시 수컷 특유의 거드름과 한눈팔기를 일삼는 그들을 보며 그녀는 ‘자신만의’ 남자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새삼 깨닫게 됐다.
매번 반복되는 급상승 곡선과 급 하강 곡선은 그녀를 지치게 했다. 열 남자 만나며 조금씩 쏟아 부은 감정들이 막상 아깝다고 느껴지게 되니 모든 것이 허탈해졌다. 그리고 불현듯 깨달은 진실.
“나만 갖고 논 게 아니라, 저 남자들도 갖고 논 셈이군.”
결국은 임시정거장만 주구장창 돌아다닌 꼴이었다. 그리고 서서히 마지막 정거장을 찾아가게 되는 요즘, 그녀는 한 남자에게 정착하고픈 마음만 가득하다.
"당신한테 이제 몽땅 걸겠어!"
사랑은 분산투자가 아니라 올인이 답이다!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다. 놀만큼 놀아본 이들이, 전혀 결혼 같은 건 안 할 것 같은 이들이, 사람들 뒤통수치며 “저 결혼해요!”라고 해맑게 말할 수 있는 건 그간의 과정에 지쳤기 때문이다.
아무리 독신주의자, 연애지상주의자라 부르짖어도 이리저리 마음 주다 지칠 때가 오는 것이다. 매일매일 남자를 갈아치우며 만난다 치자. 그 능력, 대단하다 박수 쳐 줄 수 있지만 막상 당사자는 혼란스러워져 간다. 감정의 소모만큼 힘든 일이 없다.
남자의 마음엔 여러 개의 방이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유독 방 하나만큼은 깨끗이 청소한 상태로 비워둔 곳이 있다. 언젠가는 그 곳을 평생 꿰 찰 안방 마나님을 위한 곳이다.
반면 여자의 마음엔 방이 하나만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 방을 드나든 남정네들, 꽤 될 것이다. 월세도 자주 들면 방만 어지럽혀진다. 그럴 때쯤 서서히 마지막 방주인을 기다리게 되는 여자.
결국엔 제 짝 찾는 것이 인생사 진리. 아직도 화려한 싱글을 꿈꾼다고? 아직은 누군가에게 정착할 때가 아니라고? 위험을 무릅쓰고 올인하지 않겠다고? 그건 사실 겁 많은 사람의 비겁한 변명밖에 되질 않는다.
화려함도 귀찮고, 이리저리 사람 바꿔 가며 만나는 것도 체력 되고 에너지 넘칠 때 하는 짓이다. 자신의 한계를 알 것. 한 사람에게 정착하는 것만이 결국 정해진 결말임을 언젠가는 깨우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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