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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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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fiogf49gjkf0d 30살 여성에게 ‘결혼’이란?
시리즈<1> 결혼결심
그 뒤의 단상
<인터넷한겨레>는 6일부터 '생활의 발견'이란 새 시리즈를 싣습니다. 이 글은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탓에, 또 이웃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상적인 삶의 체취를 서로 나누지 못하는게 현대인의 생활이란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그러나 서로 나누지 못하는 '우리들의 생활'을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너무 읽는데 부담을 갖지 마시길. 글은 잔잔하게 시작됩니다. 먼저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기자들의 '생활의 발견'부터 들어갑니다. 이어 참여하고자 하는 네티즌들의 '발견 시리즈'도 준비할 계획입니다. 김미영 기자의 '발견'을 가장 먼저 소개합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연재하며
20대 후반을 넘어서면 ‘혼자 살겠다’는 결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결혼’은 이상이 아닌 현실이다. 그리고 생활이다. 그만큼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다.
결혼 자체가 일상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인 탓에 많은 사람들은 결혼을 경험한 주변 사람들이나 인터넷, 잡지, 신문 등으로부터 정보를 얻어가며 결혼식장 잡기, 청첩장 돌리기, 신혼집 구하기에 나서곤 한다. 나름대로 후회 없는 새 출발이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은 우려와 기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확히 한 달 후 결혼을 앞두고 있는 기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혼수문제로 파혼했다’라거나 ‘결혼식을 앞두고 가장 많이 싸웠다’, 혹은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저절로 빠졌다’라는 말들처럼 준비과정에서 의견충돌 역시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었다.
내 경우 만해도 결혼을 둘 만의 행사로 삼으려 했으나, 이미 집안행사가 되어 버려 결혼비용을 최소화하려 했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기억에 남을 정도로 큰 다툼은 없었지만 얼굴을 찌푸리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내 일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게 될 ‘생활의 발견’ 시리즈를 고민하고,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고, 경험하게 될 일상을 내 경험을 통해 보여줌으로서 일상의 재미를 찾아 가거나,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겪게 될 시행착오나 혼란을 줄일 수 있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고 내 경험이 100% 옳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내 글에 동감하는 사람들은 격려의 박수를 칠 테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내게 따끔한 질책을 할지도 모르겠다.
내용면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수기 형식이 될 수도 있고, 문장 역시 기사글 형식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사의 담담한 기록일 수도 있고, 신변잡기적인 ‘말놀음’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더 나아가 사생활을 공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연재하기로 한 이상 내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생활의 발견’ 시리즈 첫번째 글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결혼작전 1달 그 상세한 보고서>라는 부제로 △30살 여성에게 결혼이란 △진짜 결혼을 하긴 하는구나 △결혼준비 이렇게 해봤더니 △세상에 쉬운 건 없었다 △아줌마 대열에 들어서다 등으로 나눠 6월 말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생활의 발견’은 같은 회사 동료 뿐만 아니라, 모든 네티즌에게 열린 공간으로 제안을 받고 가려뽑아 차례로 계속 이어쓰기를 할 방침이다.
30살 여성에게 있어 ‘결혼’이란?
우리 사회에서 30살 미혼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도대체 언제 결혼하니?”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건 그나마 흘려듣을 수 있어 낫다.
심지어는 “혹시, 너 무슨 문제가 있어 결혼 못하는 것 아냐?”라는 걱정 어린 충고까지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때문에 난 결혼한 친구나 선후배보다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과 어울렸고, 명절 때나 집안 행사도 일을 핑계로 빠지기 일쑤였다.
내 주변 사람들 역시 언제부터인가 내게 이런 말들을 망설임 없이 털어 놓았던 것 같다.
내가 들은 말의 대부분은 “뚱뚱해서 연애도 못 하고 결혼도 못 한다”였다.
못생기고 뚱뚱하면 결혼도 못한다는 선입견이 우리 사회에 암묵적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긴, 얼마 전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남자들이 희망하는 결혼조건을 갖추려면 ‘이뻐야 한다’더라.
그럴 때마다 스스로 위안삼아 곱씹은 말들이 있다.
“까짓것. 결혼이야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이라는데 안하면 좀 어때?”
“남편이나 자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애만 하면서 살지, 뭐!”
“난 자유연애주의자가 될 테야!”
‘결혼’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지,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는 아니니까. 요즘은 능력 있는 여자들이 오히려 혼자살기를 선호한다고 하지 않던가.
‘자유연애주의자’를 표방했던 나 역시 정확히 한 달 뒤 ‘결혼’을 앞두고 있다.
‘결혼은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라는데 난 후자를 택한 셈이다.
지난해 11월에 만나 6개월 ’열애(?)’ 끝에 ‘함께 살기’를 결심했다. 결심하자마자 한 달 만에 결혼식장에 들어서게 되니, 한마디로 ‘초스피드’다. 부모님조차도 “결혼하지 않겠다고 해 걱정했는데, ‘벼락불에 콩 구어 먹듯 결혼시킨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다.
예상대로 내 결혼소식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까무러쳤다.
반응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결혼 안한다며? 배신을 때리다니!”라고 놀라움을 표시하는 사람들과 “좀 더 만나봐야 하지 않겠니?”라고 걱정하는 사람으로 정확히 두 갈래로 갈렸다.
나 역시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결혼 전 우울증’이 이런 것일까 싶을 정도로 “이 남자를, 혹은 나를 평생 믿을 수 있을까”, “평생 처음의 마음 변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까?”부터 “후회하지 않을까?” 등을 염려하는 날 종종 발견한다.
신랑 될 사람에게 하루에도 여러번씩 묻고, 다짐을 받곤 했다.
“결혼하면 연휴나 명절 때 놀러 가지도 못하고, 시댁에서 일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하는 일도 줄고, 사생활 또한 자유롭지 못하겠지?”
“나의 자유연애는?”
잇단 상념이 꼬리를 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잘 한 결정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은 결정됐다. 결혼식장과 신혼여행지도 정해졌고, 청첩장도 나왔다. 신혼집도 구했고, 세간 살림도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주변사람들에게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예전과 달라진 것도 전혀 없지만 “그래, 한번쯤 부딪혀 보자! 결혼을 해도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도 있음을 보여주도록 해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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