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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사내부부 차별 여전
베이징 싱글족 "사내 로맨스 유행 중"
월가 "사내연애 후 직장생활 대처법"
직원 10% 사내커플..3쌍의 결혼이야기
국내 2위(규모)의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에는 사내 결혼한 커플이 563쌍(1126명) 있다. 전 직원(1만4000명)의 8%에 달한다. 그 비중은 나이가 젊을수록 높아져 20~30대 연령층의 경우 기혼 5쌍 중 1쌍은 사내 커플일 것으로 은행 안에선 추정한다. 특히 여직원이 급증한 최근 5년 사이 2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우리은행(1만2000명)은 7%(848명)가 사내 결혼을 했고, SC제일은행의 사내커플 비중도 6%에 달한다. SC제일은행 인사팀 관계자는 “원래 은행에 사내커플이 많긴 했지만 5~6년 전부터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사내결혼이 대세(大勢)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기업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금융·IT업계에 많아
사내커플은 특히 금융과 IT업종에서 유행이다. LG카드는 2300여명 직원 중 160명(약 7%)이 사내커플이다. 작년부터 사내커플 숫자를 집계했다는 LG카드 인사팀은 “5년 전만 해도 숫자가 미미해 신경 쓰지 않았는데, 요즘은 인사철이나 해외 연수자 선발 때마다 최고 변수가 됐다”라고 했다. 현대카드는 5년 전 10여명이던 사내커플이 지금은 60여명으로 늘어났다.
IT업계도 만만치 않아 LG CNS는 100여쌍, 삼성 SDS는 90쌍에 이른다. 제조업종의 대기업이나 공기업들도 대체로 3~5% 안팎의 사내커플 분포를 보이고 있다.
왜 사내결혼일까? 같은 부서 후배와 3년 전 결혼한 현대카드 안상일(33) 대리는 “시간도 없고 자주 보니 정이 들어서…”라고 했다. 같은 직장에서 오랫동안 부대끼며 지켜보았으니 결혼이 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적어진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사내 결혼한다고 잘릴 염려도 없다. 인재컨설팅 회사 ‘아인스 파트너스’의 신경수 대표는 “특히 연봉이 높고, 고용 안정이 확실한 회사일수록 사내커플이 많다”고 했다.
■비상 걸린 기업들
사내 커플족(族)은 직장 안에서 커다란 집단으로 팽창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다. 사내커플 관리는 요즘 기업 인사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됐다. A은행은 사내 부부를 같은 지점에 발령내지 않기 위해 이들의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어 따로 관리한다. 한 지점에서 2명만 서로 짜면 금융 사고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 은행 B부행장은 말했다.
해외연수·근무나 지방배치에서 사내 부부를 우선 순위에서 배제하거나 각종 경조사 비용에서 차별을 두기도 한다. 광고회사 직장 동료와 결혼한 전모(34)씨는 1년 전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 인사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친인척 부의금은 한 사람만 신청하고 휴가는 되도록 동시에 쓰지 말라”는 요구였다. 전씨는 “얼마나 눈치를 주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5대 무역회사인 A사는 사내 부부의 경우, 해외파견 발령 때 우선 순위에서 빼고 있다. 둘 중 한 사람을 파견 보내면 나머지 한 사람이 휴직을 하고 따라간다는 이유 때문이다.
■마음을 사로잡아라
반면 사내커플의 마음을 사는 전략을 채택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해부터, SK커뮤니케이션즈는 2년 전부터 경조사 비용 등을 사내 부부에게 각각 따로 지급하고 있다. 내놓고 사내결혼을 장려하기도 한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은 사내커플에게 제주도 여행권과 전자제품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다.
통신기기 메이커 팬택은 사내결혼 사원에게 200만원 상당의 가전 제품을 선물로 주고, 이들의 사연을 사보(社報)에 실어 적극적으로 알린다. 팬택 관계자는 “사내 부부는 회사 돌아가는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조언하기 때문에 업무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내 부부에게서 ‘대박’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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