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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불륜' 많은 '바람난 회사' 도덕불감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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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3

대기업 '사내불륜 색출작업' 비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시 해고될 수 있어

기업 내부감사팀들이 최근 기업 내 불륜 관계의 직원들을 색출하느라 비상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사내 불륜이란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면서 근무 환경이 좋은 회사일수록 두드러진 특징으로 문화가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불륜관계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에 대해 직원들의 의식수준이 점차적으로 개방화하면서 이기적인 풍속도가 이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그룹은 최근 비상이 걸렸다. 엄밀히 말하면 A그룹 내 감사팀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A그룹은 최근 계열사들 가운데 적잖은 '사내 불륜' 사건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그룹 차원에서 사내 불륜에 대한 철저한 적발을 내부감사팀을 통해 지시했다. 내부감사팀은 이에 따라 올해 감사 과제에서 가장 역점을 둘 주제를 '회사 내 불륜 커플 색출작업'으로 설정했다.

그룹 한 관계자는 "여러 소문을 취합해 불륜 커플들을 끝까지 추적하고 있다"면서 "적발된 사람들에게는 사표를 받아 낸다"고 전했다.

실제로 A그룹의 한 계열사에선 지난해 독신이었던 여성 과장이 사내 동료 중 무려 7명의 유부남과 불륜 관계에 있었던 것을 적발했다. 그룹은 이들 8명 모두에게서 사표를 받아 냈다. 또 다른 계열사 홍보팀 직원도 계열사가 운영하는 스포츠팀의 여자 선수와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사실이 들통나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A그룹의 경우 내부감사팀에 적발돼 스스로 사표를 쓰고 물러나야 했던 직원들도 꽤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사표를 써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구조조정이란 명목으로 자진 사퇴형식의 과정을 밟아 징계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A그룹 관계자는 사내 불륜 적발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불륜이 있으면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줌은 물론 회사 업무에서도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고 귀띔했다.

"하루 10시간 이상 함께 있다 보니"

대기업들 사이에서 사내 불륜은 흉이 아니다. 오히려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기업 홍보실 P부장의 고백을 들었다. 그는 몇 년째 다른 부서에 있는 B과장(유부녀)과 열애 중이라고 했다. 업무상 큰 행사가 해외에서 있었고 장기간 출장을 가게 됐는데, 가족과 떨어져 생소한 나라에서 장기간 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자연스레 B과장과 가까워졌다는 것.

특히 하루 10시간 이상을 함께 생활하다 보니 아내보다도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는 게 자칭 그의 연애동기다. 대화를 통해 결혼생활에서 얻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들을 B과장으로부터 받게 됐으며 점점 가까워진 그들은 각자의 부부관계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게 됐고, 급기야 잠자리까지도 함께 하는 사이가 됐다.

P부장은 지금도 B과장과의 만남을 '불륜'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만남을 지속함으로써 각자 가정엔 더욱 충실하게 됐고, 업무 면에서도 능률이 올랐다고 전했다. P부장은 "회사 안에선 되도록 메신저나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아서 몇 년 동안 한 번도 들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통전문 회사인 D회사에선 같은 부서 중견급 직원들이 서로 사내 불륜을 감행하다 급기야 인터넷으로 그들만의 카페를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대리 이상급인 직원 4명은 모두 유부남·유부녀로 퇴근 후 잦은 술자리를 갖게 됐고, 마음이 통한 커플끼리 급기야 호텔까지 가게 됐다. 이런 이들의 만남이 좀 더 적극적으로 변모해 스와핑까지도 서슴지 않았고 이들은 인터넷 카페까지 만들게 됐던 것. 그들은 다른 부서 직원들까지 회원으로 가입시키려다가 회사가 적발, 전근 및 해고됐다.

"잘려도 싸다" 해직정당 판결, 직장동료 부인과 간통·스와핑 강요

몇 년 전 모 공기업에서 일하는 A는 오랜 시간 회사 동료 B가 회사 식당에서 일하는 자신의 아내와 불륜 관계에 있음을 눈치챘다. A는 B 부부에게 "감옥에 가기 싫으면 돈 대신 아내를 내놓으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남편의 신상에 해가 생길 것을 우려한 B의 부인은 일을 조용하게 처리하기 위해 남편의 '묵인' 아래 A를 따라 여관에 들어가 관계를 가졌다. B는 그 뒤로도 정신을 못 차리고 A의 아내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고 이번에는 이 사실을 안 B의 부인이 남편의 직장에서 일하는 A의 부인을 찾아가 멱살잡이를 벌이다 쌍방 고소로 벌금형까지 받았다.

결국 B가 간통의 대가로 A에게 스와핑을 허락한 사실이 이내 직장 내에 퍼지게 됐고 회사는 품위손상을 이유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임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결국 서울 행정법원은 "직장인으로서 성실과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두 직원을 징계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 결국 회사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무뎌진 도덕관념·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

이런 사내문화의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업무량 증대와 이기심 증대 등으로 인해 고립된 여성과 남성이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심적인 공황상태를 서로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한 전문가는 "심리적인 공황상태가 지속되다 보면 이성적이기보다 감정적 판단이 앞서게 되며 이 경우 도덕적인 판단도 함께 흐려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죄 의식 없고 서로가 좋다면 괜찮다는 식으로 직장인들이 이제는 불륜에 대해 특별한 죄의식을 갖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고 꼬집었다.

최근 '사내 불륜'의 특징은 남녀구분이 없으며, 직장 상하 수직관계의 우위가 없다는 점이다. 과거 여성들의 성의식 변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