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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2)이 하나(1) 되는 날
-글/저녁노을-
매년 5월 21일 '부부의 날’은 경남 창원시에서 유난히 결손가정이 많은
빈민층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목회활동을 벌여오던
권재도(權載道·40) 목사님께서 1995년 5월 5일 어린이날 모방송에 나온
한 꼬마의 소원이 '우리 엄마 아빠가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만들어 낸 날입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가자는 취지에서
가정의 달인 5월, 21일이라는 숫자에는 '둘(2)이서 하나(1)가 된다'는
기발한 의미까지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
2003년 12월 국회본회의에서 '부부의 날 국가기념일 지정에 관한 청원'이 통과하여
올해부터 부부의 날은 공식 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서로가 긴 세월을 남남으로 살아가다가 결혼이라는 인연으로 부부를 맺었으니
살아가면서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해서는 자신의 문제를 상대방에게
오해없이 전달할 수 있는 대화법이 우선되어야 하며 행복감을 늘려야 할 관계가
불행감이 쌓이는 부정적인 관계로 변하지 않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경상도 사람들의 말투는 부더러운 면이 너무 없습니다.
악의는 없으면서도 톡 쏘아 버리는 듯한 말버릇으로 인해
늘 남편에게 한소리를 듣곤 하는 내가 됩니다.
어제는 하나 밖에 없는 자동차를 남편이 가져 가기로 하고 함께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서로 눈빛 마주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해 가며 달리고 있는데
"어? 참! 나 오늘 일찍 가야 하는 날인데 큰일났네"
"그럼 어떻게 해요?"
"당신 학교까지 못 태워 주겠어 가까이 세워 줄테니 걸어 가"
"거리가 얼마인데 이왕 늦은 것 태워주고 가지~"
"운동도 할 겸 걸어라. 10분이면 되잖아"
"안돼요"
"요즘 운동한다더니 하기는 하고 있나? "
"해요"
"못 믿겠네. 요새 당신 살 더 찐 것 알어?"
"알고 있어~"
"그럼 걸어가 자! 시간도 일찍네 여기서 내려"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입을 삐죽이며 무릎위에 올려 놓았던 남편의 책자들을
휙 집어 던지며 차 문을 꽝 닫고 내려 버렸습니다.
투덜투덜, 터벅터벅 불평 가득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가
무심결에 뒤를 돌아 보니 하얀 자동차는 나를 내려 준 곳에
그대로 서 있는 게 아닌가?
'저 양반이 화가 많이 났나? 왜 안가지?'
"아니, 저러고 서 있을 바에 좀 태워주고 가지'
혼자서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발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안개가 자욱히 낀 교정을 향해 걸어가면서 나는 자연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가방안에 늘 끼고 다니는 디카를 꺼내어 싱그럽고 영롱한 이슬 머금은
아카시아 꽃, 찔레 꽃, 푸른 신록을 담아내기에 바빴습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싱그러운 5월을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새 남편에게 가졌던 미운 마음은 자연속에 하나 둘 정화 되어
내 마음은 활짝 웃으며 피어 난 빨간장미가 되어 있었습니다.
나의 건강을 생각해서 걸어라고 했지만,
요즘 자꾸만 늘어가는 듯한 체중에 나 또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는데
그런말을 했으니 걷고 싶은 마음이 생겼겠습니까?
이 처럼 말의 위력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져 보았습니다.
우린 그저 편안하다는 생각으로
`당신은 항상 그래',
`그렇게 밖에 못해' 등 상대방을 자기 방식대로 판단하고
일방적인 언어적 폭력을 사용하곤 합니다. 아니, 알게 모르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게 용서 될 것이라는 생각때문에....
보통의 남자들은 또 밖에서는 좋은 사람으로 완벽한 사람이지만,
가정적으로는 다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안 밖으로 다 잘하면 참 좋으련만....
'당신이 최고야!'
'당신 오늘 너무 예쁘다!"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말을 하며 살아야 하는 데
마음처럼 쉽지 않는 게 또 우리의 생활인 것 같습니다.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이혼율 2위,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높아만 가는 결혼 연령대….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관이 완전히 파괴되어 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정을 이룬 가정도 대화가 사라져
더 이상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지못하고 있는....
또한 함께 살을 맞대고 살면서도 사랑 고백 한번 못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 하루를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가화만화성(家和萬事成)이란 고사성어가 있듯이
가정이 화목해야 만사가 형통하는 것인데,
가정이 화목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 화목해야 하는 것입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하나되며, 화목하고 행복할 때 자녀들은 행복하며
가정은 행복이 가득한 가정이 되는 것입니다.
매 달, 무슨 데이하면서 선물공세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데
정작 부부인 우리사이는 그냥 보내어 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떻습니까?
남편은 아내에게 사랑과 정열을 상징하는 빨간색 장미 한 송이를,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과 존중의 뜻을 담은 분홍색 장미 한송이를 건네주면서
지난 일들에 대한 이해와 용서를 구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생각하여 맑은 공기 마시며 걷게 하였고,
5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한 남편에게 되려 감사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행복한 휴일 되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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