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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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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fiogf49gjkf0d 얇아지는 옷깃을 팔랑거리며 봄 처녀들이 기지개를 편다. 긴장하지 않으면 남편들 눈 돌아 가는 거 시간문제. 봄만 되면 총각 유부남 가릴 것 없이 들이대는(?) 처녀들의 반란, 우리 유부녀들에게는 뚜껑 열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남편 단속 단단히 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칠 수 있으니 자물쇠 꼭꼭 잠그시길~
○ 칙칙한 옷좀 벗지?
우 리 송과장님이 한가하신 지 휴일 오전부터 씻을 생각도 안하고 잠옷바람으로 소파에 누워있다. 텁텁한 공기를 갈아낼 생각에 겨우내 꼭꼭 닫아둔 거실 창문을 빠끔히 열어 본다. 창문틀에 가무잡잡하게 먼지가 끼인 걸 보니 곧 봄맞이 대청소에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에 깜빡 가스레인지에 올려둔 떡국이 끓어 넘치는걸 잊었다. "에구, 에구구구구" 행주를 들고 우왕좌왕하는 김여사를 보고, 우리 송과장님 한 말씀하신다. "체, 저럴 땐 꼭 아줌마다. 하하" 불시에 그녀도 모르게 나오는 이런 촌스러운 감탄사들을 보면 정말 나이를 먹긴 먹었나 실감하게 된다.
휴일 아침상은 간단하게 떡국에 김치를 올린다. 일주일에 하루는 늘어지고 싶은데다가 가족 모두 늦잠 자는 휴일에는 아침부터 팩팩한 밥이 안 넘어간다는 김여사 나름대로의 지론에 의한 거지만, 다른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개의치 않는다. "아줌마, 이제 그 남색 츄리닝은 좀 벗지 그래. 아침에는 세수 좀 하고 밥을 해라. 떡국에 눈곱 떨어지겠다." 저도 세수 안하고 밥상머리에 앉아놓고 남을 탓하니 김여사는 기가 막혀 대꾸도 안 한다.
TV에서 아침부터 쇼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지 시끌시끌하다. 섹시하면 노래 못해도 상관없다는 추세 때문인지, 하나같이 팬티아래로 겨우 가리는 핫 팬츠 차림에 허리를 돌리고 엉덩이를 쓸어 내리고 있다. 형형색색 여자들의 옷 색깔이 그러고 보니 봄내음이 물씬 풍겨 여자인 그녀도 엉덩이가 들썩이고 마음이 콩닥거려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다. "여자가 봐도 예쁘지? 반성 좀 해라." 김여사 나이 방년 서른을 갓 넘겼건만, 처녀들 보고 미소 지으며 경쟁의식이나 질투심이라고는 눈곱 만치도 느껴지지 않으니 문제는 문제인가? 애 낳고 살림하는데 좀 망가져도 예쁘다 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겼건만, 남편의 왕 무시 발언에 뜨끔한 김여사. 불안하고, 괘씸하고, 야속하고, 민망하다.
○ 처녀들이 들이댄다?
곰곰이 생각하니 김여사 처녀시절, 봄바람 불면 순진한 남자들 유혹하기란 꽤 재미있는 오락 거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것도 따분한 결혼생활에 늘 권태로울 것이라고 여겼던 유부남들을 유혹하는 것은 더 스릴 만점이다. 처녀들은 어쩜 하나같이 유부남들을 불쌍하다고 생각하게 될까? 분명 사랑은 퇴색했을 것이고,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 회식자리에서 술 한 잔을 권하며 잠시 외로운 가슴을 어루만져 준다 해도 죄가 되지 않을 듯 착각한다. 아침드라마에나 나올 것 같은 불 같은 불륜의 사랑을 하고 싶다는 모험심도 생긴다. 왜냐하면 봄이니까 말이다. 결혼하고 애 낳아보면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고 어리석은 생각이며 결국 스스로를 망치는 일인지 모르고서 말이다. 하지만, 봄이 되면 처녀들이 이성을 잃고 우리 순진한 남편들을 유혹하는 것은 사실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여기에도 해당되는 걸까? 그런 유혹의 늪에서 내 남편을 지켜야 하니 김여사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 봄바람 남편 단속 어떻게?
바깥으로 돌아가는 남편의 눈길을 잡는 법이라니,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겠지만 봄 바람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 첫째, 색으로 잡아라!
남편을 색으로 잡는 다는 것은 일단, 김여사의 남편이 간절히 바라는 남색 츄리닝을 벗는 일부터 시작하자. 비록 군살이 배겼지만 되도록 맨 살을 드러내는 파스텔 톤 밝은 색 옷으로 바꾸자. 두 번째 색은 잠자리를 의미하니 알아서 새로운 테크닉을 연마하여 두시길.
* 둘째, 먼저 바람나라!
위험한 지령이지만, 남편보다 아내가 먼저 선수치는 것도 남편단속을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동창회 모임이나 계모임 등 다양한 만남에 참여할 것이며, 새로운 부업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여기서 바람이 나라는 의미는 새로운 관심사를 찾으라는 의미다. 무언가 활기차게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은 아름답기 마련이므로.
* 셋째, 화장을 하라!
매일 화장하라. 집안에서 무슨 화장이냐 하겠지만, 밤 늦게 들어오는 남편에게 여전히 화장기 있는 얼굴의 아내는 긴장감과 존경심을 준다.매일 화장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노화가 늦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귀찮더라도 얇은 밑 화장과 눈썹은 꼭 그리고 계시길.
* 넷째, 경고하라!
무관심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아름다운 구속이 필요할 때가 있다. 솔직하게 조심하라고 경고해 주자. 봄이 되면 처녀들이 얼마나 앙큼, 교활해지는 지도 미리 주지 시킬 것. 그리고 귀가 시간이 늦거나 남편이 회사에 있을 때 작은 선물을 택배로 보내거나 하는 행위로 아내의 존재를 알리자. 평소에 하지 않던 간식 도시락을 챙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후에 출출 할 때 직원들과 간단히 함께 할 수 있는 쿠키나 샌드위치 등이 적당하다. 남편이 집에서 늘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위험한 그녀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니.
* 다섯째, 남편에게 귀를 기울여라!
봄은 만물이 역동하는 계절이다. 사실 봄바람 날까 고민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진 않는다. 그보다 좀더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남편이 올해에 꼭 하고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일은 있는지, 회사 생활에 어려움은 없는지, 건강상태는 양호한지 두루두루 체크하고 관심을 가져보자. 3월은 봄 바람으로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할 무의미한 달이 아니다. 우리 모두 부부와 가족의 1년을 진지하게 계획하고 다짐하는 뜻 깊은 봄을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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