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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맞선 신풍속도, 미니홈피서 얼굴 확인하고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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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좋나=호텔보다 편안한 카페나 분위기 좋은 파스타 집을 선호한다.
“호텔 등은 아무래도 부담스럽죠. 교통이 편리하고 편안한 카페나 분위기 좋은 파스타 집에서 만나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선을 보는 황모(29·여·디자이너)씨는 무엇보다 선을 보러왔다고 광고하는 듯한 분위기가 싫어서라고 말한다. 강남이 대부분이고, 강북은 대학로, 신촌, 홍대 등이며 종로는 주차가 어렵고 붐벼 피한다고.
이러다 보니 예전에 선본 사람을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일도 종종 생긴다고 한다.
▲어떻게 하나=미니홈피에서 얼굴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로 연락해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을 한번 보는데 드는 비용은 5만원에서부터 50만원까지 다양하다. 남자의 직업과 환경 등에 따라 값이 정해지고 여자가 결혼상담소나 중매쟁이에게 돈을 지급한다. 대신 만나면 남자가 차나 밥값을 낸다. 장소와 시간에 맞춰 나간 다음 휴대전화로 연락해 자연스럽게 만난다. 만나기 전 사진을 주고받으며 사진을 못 받은 경우에는 ‘미니홈피’를 뒤져서 얼굴을 대충 알고 나간다.
만나는 날은 주말보다 주중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나와 주말을 망칠 수 있기 때문), 시간은 오후 7∼8시가 가장 무난하다. 저녁을 먹고 만나 가볍게 차를 마시면서 2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는 것이 순서다.
이모(28·여·웹마스터)씨는 “남자들이 약아져서 마음에 안 드는 경우 밥값을 내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겠느냐”며 “어쨌든 밥을 먹자는 것은 서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어떻게 결정하나=만남에서 헤어짐까지의 과정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대개 주중에 만나 마음에 들면 주말에 만난다. 만나고 나서 중매쟁이나 커플매니저에게 자신의 마음을 통보한다. 단, 애프터 신청은 당사자의 몫이다.
그러나 결혼을 결정하는 데까지 이르는 시간은 오히려 과거보다 길어졌다. 최모(30·여·약사)씨는 최근 몇달 전 선본 남자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몇번 만나다가 연락이 없었는데 몇달 후에 다시 연락을 한 것이다. 많이 만나보고 나서 그래도 제일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여러 가지 인력풀을 갖고 있다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최근 선시장의 ‘예측불허 특성’을 알 수 있는 사례다.
▲맞선, 어떻게 생각하나=속물근성, 안전한 상대 찾기 등 의견이 분분하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26·여)씨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이겨 선을 보고 있다. 다소곳하고 참한 스타일이라기보다 활달하고 개성있는 ‘신세대 미인’인 김씨. 보수적인 선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최근 어머니가 성형수술까지 권해 갈등을 겪고 있다.
이처럼 맞선이 “어른들의 속물근성에서 나온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좋은 조건으로 결혼에 성공하겠다는 사람도 많아지는 추세다.
선 형식에 있어서는 결혼상담소를 통해 하는 것이 좋다는 편과 중매쟁이가 좋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린다. 일명 ‘상류층’이라 불리는 집안 좋은 자제들은 커플매니저를 통하는 것보다 중매쟁이를 통해 만난다고. 이들은 “결혼상담소는 학력과 직업에 대한 것은 확실하지만 세세한 집안 환경까지는 알 수 없다”며 “차라리 내력을 아는 집안끼리 선을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조건은 따진다=여성도 경제력이 있으면 30대라도 상관없단다.
선시장에서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예나 지금이나 ‘조건’으로 철저히 무장된다는 점. 다만 조건의 순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이 변화라면 변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선을 보러 나오는 여자 나이가 고령화됐다는 것. 임모(32·남·기자)씨는 최근 자신보다 두살이나 많은 34세 여성과 선을 봤다. 20대 때부터 선을 봐왔던 그는 “예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요즘은 30대 여성도 직업이 있고 조건이 괜찮으면 선을 보러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요즘은 남녀 구별 없이 희망하는 조건을 적극적으로 밝힌다”는 커플매니저 정지은씨는 “남성은 살림을 잘하고 여성스러운 상대보다 교사, 약사 등 전문직 여성을 선호하고, 여성은 경제력이 우선이지만 한편으론 남성의 외모도 많이 따진다”고 한다.
특히 예전에는 예쁘고 집안이 좋으면 기세등등하던 여성들이 요즘은 직업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위축’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모(31·남·펀드매니저)씨는 “자기 일이 없는 여성은 다른 조건이 좋아도 왠지 매력이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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