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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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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KBS 2TV 주말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시청률 40%를 넘보고 있다. 젊은 여성들은 이 드라마를 '시월드 대응 교습서'로 본다고 한다. '시월드'란 21세기에도 여전한 숙제인 시집 생활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뜻한다. 요즘은 시어머니가 밑반찬을 가져가도 "제가 외출하니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두고 가세요"라는 며느리들이 많아 시어머니들 역시 스트레스가 만만찮은데도 '시월드'의 아픔은 여전한가 보다.
시금치도 안 먹어
_결혼 11년 차, 혼수 문제로 틀어진 이후부터 시댁은 늘 어렵다.
시어머니와 안 맞아
_결혼 5년 차, 아이 둘을 키운다. 남편이 금지옥엽 외동아들이라 시댁의 간섭이 심하다.
고부 갈등은 남의 얘기
_결혼 후 바로 미국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3년 차 주부. 1년에 1~2번만 시댁 식구와 만나기 때문에 별 탈이 없는 막내며느리.
우린 가족이야
_신혼 때부터 시부모님과 함께 산 14년 차 워킹 맘. 시어머니와 목욕도 자주 가고, 딸처럼 가깝게 지낸다.
_요즘 KBS 주말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화제예요. 그 드라마에선 커리어우먼인 며느리 차윤희(김남주 분)가 시댁 식구들이 대거 포진한 '시월드'에 입성한 뒤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는데요. 여러분의 '시월드'는 어떤가요?
시어머니와 안 맞아
_솔직히 김남주는 시집을 잘 간 거예요. 남편이 정말 잘해주잖아요. 전 결혼하기 전에는 시댁 어른들을 몇 번 못 봐서 시댁과 안 맞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막상 살아보니까 시간이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것 같아서 요즘 더 힘들어요.
시금치도 안 먹어
_전 남편이 불효자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 웬걸 정말 효자더라고요. 엄청난 반전이었죠. ㅎ 저도 친정에 효녀 노릇을 잘 할 수 있는데, 왜 여자만 시댁에 효부 노릇을 해야 하는지 억울해요.
고부 갈등은 남의 얘기
_저희 시부모님은 딸을 2명이나 시집을 보내서 그런지 친정 식구 마인드가 더 커서 저한테 엄청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세요. 그래서 솔직히 고부 갈등 같은 건 별로 못 느끼고 살고 있어요. 근데 예전에 결혼을 한다고 인사를 다닐 때 시어른 중에 한 분이, '우리 조카가 어디 가서 정말 빠질 애가 아니니 완전히 땡 잡은 거다. 사실 누구한테 줘도 아깝다'고 말을 할 땐 좀 기분이 상했었죠.
우린 가족이야
_처음엔 저도 시어머니와 친해지기 힘들더라고요. 자꾸 목욕탕에 같이 가자고 하는데 솔직히 싫잖아요. 근데 이제 십 년을 넘게 같이 살다 보니까 정말 편해졌어요. 서로 등도 밀어주는 사이예요.
시어머니와 안 맞아
_부럽네요. 전 아직도 안 편해요. 시댁 식구들은 '시' 자가 무슨 벼슬인 줄 아는 것 같아요.
고부 갈등은 남의 얘기
_누가 우스갯소리로 그러대요. 자고로 화장실이랑 시댁은 멀어야 한다고요. 오죽하면 '시댁이 미국에 있는 남자가 최고'라는 말이 나오겠어요.
시어머니와 안 맞아
_전 김남주가 '고아랑 결혼할래'라고 했던 말에 완전 공감했습니다. ㅎ
처음엔 딸처럼 살갑게 지내고 싶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_근데 다들 언제부터 시댁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나요? 신혼 초에는 대부분 시댁과 잘 지내곤 하잖아요.
시어머니와 안 맞아
_저도 처음부터 싫어한 건 아니었어요. 시어머님도 같은 여자이고, 결혼을 먼저 한 지인들이 '시댁과는 무조건 잘 지낼 수가 없다'고 말을 해도 제가 딸처럼 살갑게 굴면 될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신혼 초에는 저희도 물론 잘 지냈어요. 근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한번은 시어머니가 저희 집에 와서 밥을 드신 적이 있는데, 다음 날 대뜸 전화를 하셔서 "너 왜 우리 아들한테 제대로 못 하냐? 그런 반찬을 나는 먹여 본 적이 없다. 친정에서 대체 뭘 배워 왔냐"하며 역정을 내는 거예요. 반찬 중에 햄이 있었는데 그게 마음에 안 드셨던 거죠. 그땐 그냥 죄송하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시금치도 안 먹어
_전 예단을 주고받으면서부터 문제가 있었어요. 제가 드린 돈이 너무 마음에 안 든다면서 절 불러놓고 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받은 상처가 좀 컸던 거 같아요. 시어머님을 봐도 늘 그 일이 떠올라서 맘이 불편하고, 지금도 자주는 만나지만 마음을 터놓진 못하고 있어요.
고부 갈등은 남의 얘기
_저도 제 주변에서 결혼 준비하면서 돈 때문에 시댁이랑 틀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힘든 걸 마음에 담아두면 괜히 화병이 생기니까 그냥 남편이나 주변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면서 푸는 수밖에 없어요.
시금치도 안 먹어
_근데 남편한테 말을 해봤지만, "더이상한 시댁도 많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니까 네가 벽을 쌓지 말아라. 결혼 준비하면서 너도 상처를 받았겠지만, 어머니도 상처를 받았을 거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시어머니와 안 맞아
_저런! 전 그나마 참을 만한 게 제 남편이 무조건 제 편을 들어준다는 거예요. '시월드' 문제는 중간에서 남편이 어떻게 해주느냐가 굉장히 크잖아요. 전 시댁은 포기했고, 착한 남편만 바라보고 살려고요.
사실 결혼을 하고 맞은 제 첫 생일은 아무도 안 챙겨주면서, 제 남편 생일이 되니까 저한테 전화를 해서 남편 선물이랑 식사는 무엇으로 준비할 거냐고 물어보는 것 때문에 서운했었어요. 친정엄마는 사위의 첫 생일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지만, 왜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생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역시나 아들만 챙기는 걸까요.
우린 가족이야
_전 살을 부대끼면서 같이 살다 보니까 힘든 게 있으면 바로바로 풀게 되더라고요. 서운한 게 있으면 다 말을 하는 편이에요. 어머님도 어쩌다 속상하시면 제 등짝을 툭 치세요. ㅎ
"그나저나 '시월드'는 대체 왜 이렇게 다 비슷한 건가요? 시댁 문제는 참 어렵고 민감한 이야기 같아요"
왜 친정 엄마와 시어머니는 이렇게 다른 걸까요?
기자
_주변 사람들을 보니까 임신과 출산을 계기로 문제도 많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시금치도 안 먹어
_무엇보다 임신을 하면 이래저래 민감해지잖아요. 근데 전 임신 8개월일 때도 시댁 가서 설거지를 했다니까요. 저희 부모님은 임신한 저 보면서 발이 많이 부었겠다, 허리가 아프겠다면서 걱정을 해주셨는데 시부모님은 건강한 아이를 낳으려면 많이 움직여야 한다면서 오히려 일을 더 시켰어요.
우린 가족이야
_저는 시부모님이 아이를 전담해서 키워주시니까 제가 좀 더 참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요.
고부 갈등은 남의 얘기
_제 친구의 경우 남편이 외동아들이라 시어머니가 끔찍이 아끼거든요. 친구가 산달에 거의 가까웠을 때 시어머니가 전화를 해서 한다는 말이 "우리 아들이 새벽에 아이 낳는 거 따라가려면 힘드니까 꼭 아침에 아기를 낳아라"고 했다는 거예요. 친구가 그 이야기를 하면서 그냥 웃더라고요. 어머님이 귀엽다면서… 자기 며느리가 죽을 고생할 건 안중에도 없고, 그저 자기 아들이 잠 못 잘 게 더 걱정인 게 신기하다고 했어요.
시금치도 안 먹어
_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시어머님이 너무 많이 간섭을 하셔서 그것도 힘들었어요. 아이들이 조그만 다쳐도 "도대체 엄마 자격이 있는 거냐?"라면서 엄청 뭐라고 하세요. 특히 둘째가 말이 조금 늦은 편이었는데, "내 아들은 한 돌 되면서부터 말을 잘 했는데 이렇게 늦는 건 널 닮아서 그런 것 같다"는 말도 막 하시고.
우린 가족이야
_대체 시댁은 왜 그렇게 며느리가 속상해 할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까요? 꼭 편 나누듯이 하는 게 참 별로네요.
기자
_돈 문제 때문에 시댁과 안 좋아지는 경우도 종종 있던데요. 특히 양가 부모님 용돈을 드리는 부분에 대해서도요.
시어머니와 안 맞아
_시댁은 맞벌이 하는 자식 부부에겐 더 많이 기대를 하는 것 같아요. 너희는 둘이 버니까 돈이 더 많지 않겠냐면서 더 많은 걸 요구해요. 하지만 친정엄마는, "돈 벌면서 살림까지 하느라 힘들지 않니?"라고 늘 안쓰럽게 보셨거든요.
저희는 남편이 외아들이라서 시댁이 저희한테 기대하는 게 참 커요. 결혼 초기부터 꼬박꼬박 용돈을 드리고 있는데 점점 많은 액수를 달라고 하세요. "너는 젊기 때문에 아무 옷이나 입어도 괜찮지만 우리는 나이 들어선 더 좋은 옷을 입어야 한다"면서 백화점에 가자고 조르기도 하시고요.
우리 큰애 첫돌 때도 자기 신발 사느라 돈을 다 썼다면서 '돌반지'도 안 사신 분이에요. 용돈이 적다고 하도 뭐라고 하시는 시어머니에게 저희 친정엔 한 푼도 안 드린다고 했더니 "너희 집은 좀 살만 하잖아?"라고 하시기에 할 말이 없었죠. "저희 부모님은 안 먹고, 안 쓰고, 백화점 안 가는 거거든요?"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어요.
솔직히 며느리는 절대 딸이 될 수 없을 것 같은데…
시금치도 안 먹어
_저는 결혼을 하고 나서 턱 관절이 안 좋아져서 치아 교정을 했거든요. 그거 시작할 때 시어머님이 와서 보시더니, "남들은 결혼 전에 그런 건 다 알아서 하고 오던데 넌 이제야 그런 걸 하냐"면서 "어머 너 정말 시집 잘 왔다~"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셨지만 그게 은근히 말에 뼈가 있어서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제가 전업주부라서 더 무시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고부 갈등은 남의 얘기
_저희 시어머님은 좀 반대예요. 직장에 다니는 것보다는 그냥 집에서 살림을 열심히 하라고 하세요. 본인도 예전에 일을 하면서 애들을 키운 적이 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하면서요. 작년에도 애들 데리고 한국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비행기 값 아까우니까 그냥 너희가 쓰라고 하시면서 자주 오는 것도 말리시더라고요. 여러모로 저희 입장을 많이 배려해주시는 것 같아요.
시금치도 안 먹어
_그런 시어머니가 계시다니 많이 부럽네요. 저도 고부 갈등이 없을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틀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해결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우린 가족이야
_전 솔직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혼 때 같이 식사를 하는데, 남편한테만 고기를 자꾸 주기에, "어머님, 저도 고기 먹고 싶어요~"라고 웃으면서 말했더니 다음부턴 저도 챙겨주더라고요. ㅎ 애교와 친근함을 무기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답니다.
시어머니와 안 맞아
_그나저나 '시월드'는 대체 왜 이렇게 다 비슷한 건가요? 처음에는 시댁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네네' 하면서 순종적으로 하는데, 너무 그러다 보면 좀 만만하게 보는 게 있더라고요.
고부 갈등은 남의 얘기
_솔직히 '시부모님은 시부모님'일 뿐이에요. 저희 시부모님이 딸 대하듯 제게 참 잘해주시지만, 제가 예뻐서라기보다는 자기 아들과 결혼한 아이니까 잘해줘야겠다고 노력하는 게 눈에 보여요. 저 또한 그분들한테 예의를 지키면서 잘하려고요. 시댁 문제는 참 어렵고 민감한 이야기 같아요.
요즘은 시어머니도 며느리 눈치를 본다?
기자
_근데 요즘엔 마냥 참고 사는 며느리들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시어머니들도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은데요?
고부 갈등은 남의 얘기
_하긴 그래요. 신세대 며느리들을 감당하기에 힘들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 남편 없이 혼자 한국에 와서 시댁에서 일주일간 묵었는데요. 시차 때문에 매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어머님이 차려주신 밥 먹고 그랬거든요. 어머님이 참으시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그냥 아무 물정도 모르는 막내며느리로 지내는 게 편할 것 같아서 집안일은 잘 못한다고 계속 말했어요. 부엌일을 도와 드리려는데 그냥 쉬라고 하기에 "맞아요. 저도 누가 저희 집 주방에 오면 좀 불편하더라고요"라고 했어요. ㅎ 어머님 입장에선 좀 황당할 것 같긴 해요.
시어머니와 안 맞아
_저희 시어머님도 제 남편에게 제가 너무 어렵다고 이야기를 몇 번 했대요. 지난번에 용돈 문제로 어머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어머님이 서운하다면서 운 적도 있었거든요. 그때 제가 "울지 마세요. 지금 오해 풀려고 말하는 거잖아요."라고 냉정하게 말해서 더 우셨어요. 아마 어머니 친구들한테 제 험담을 좀 하셨을 거예요.
우린 가족이야
_그렇게 서로 욕을 하면 더 사이가 나빠질 거예요. 저희는 서운한 거 있으면 금방 풀고, 제가 나중에 기분 푸시라고, 더 잘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요. 둘 사이가 냉랭한 것 같으면 남편이 나서서 외식을 하자고 하거나, 같이 노래방을 가기도 하고요. 또 육아 스트레스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주말마다 등산을 가거나 여행을 보내드리려고 해요. 미안해서요. 고부 갈등은 진짜 서로 노력을 해야만 풀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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