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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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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fiogf49gjkf0d 하루에도 부부 수십쌍이 갈라서는 요즘엔 일상 어디서든 ‘이혼’ 이야기가 넘쳐나고 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취지의 ‘부부의 날’ 등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념일들로 채워진 가정의 달 5월이 이혼하는 부부에게 유독 쓸쓸해 보이는 이유다.
21일 부부의 날을 앞두고 이혼법정에 비춰진 우리시대 이혼부부의 현주소를 따라가 봤다.
20일 서울가정법원 이혼법정 대기실에는 이혼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있었지만 다들 묵묵히 바닥만 쳐다보고 있어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대기실 의자 양 끝에 앉아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던 박모씨 부부는 법정에 들어간 지 10여분 만에 이혼 확정을 받고 나왔다. 법정을 나서면서 “이혼까지 한 마당에 무슨 잔소리야? 당신 혼자 편하게 잘 살아봐”라면서 다투는 이들 부부 사이는 같이 살아온 세월이 무색할 정도였다.
“참고 살아온 세월이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박모(47·여)씨는 “이제는 내 인생을 찾고 싶다”면서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합의이혼 접수를 마치고 나오는 또 다른 부부 사이에도 날이 선 말만 오고갔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이제야 속이 시원하다”고 쏘아붙이자 남성이 “당신 소원이라니까 해 주는 거다. 어디 잘 사나 두고 보자”라고 대꾸했다.
이들이 이혼을 택하는 사유는 성격 차이, 경제 문제, 배우자 부정, 가정불화 등 다양하다. 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과거에 비해 부인의 외도가 꽤 많이 드러나고 있다. 부부의 섹스리스도 이혼사유로 종종 거론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혼을 고려하는 부부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은 가족관계의 해체라는 생각보다는 ‘가족의 재구성’과 각자의 행복을 위해 차선의 선택을 했다는 마음가짐이라고 조언한다.
노경희 이혼 전문 변호사는 “후회하지 않는 이혼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중한 태도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당부했다.
노 변호사는 이어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 중에는 자녀를 서로 키우지 않으려는 부모들도 많다”면서 “이들에게 재산분할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양육권을 주장해야 한다고 설득할 때면 왠지 마음이 허전해진다”고 꼬집었다.
김윤정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는 “이혼 결심 전에 전문가에게 이혼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부부상담은 꼭 재결합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이성적으로 부부 관계를 해소하도록 돕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회복되지 않으면 이혼을 청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 접수 건수는 2007년 1만3504, 2008년 1만3523건, 지난해 1만383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해 가정을 이루는 다문화가정의 이혼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 가운데 다문화가정의 경우가 열 건 중 세 건(32%)에 이르고 있다.
가정법원에 접수된 사례를 살펴보면 상습 구타에 가장의 가출, 문화적 몰이해, 인종 차별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한 부부들이 ‘황혼 이혼’을 택하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이혼통계 결과’에 따르면 20년 이상 동거한 부부의 이혼건수는 지난해 2만8300건에 달하며 1999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
또 지난해 이혼은 전체 12만4000건으로, 2008년 11만6500건보다 7500건 증가했다.
2004년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인 이혼율이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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