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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인지,그녀의 잘못인지..

2005-10-24

23살에 사귀어 4년 된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제 여친은 B형이고 전 A형. 혈액형을 쓴 이유는 참 공감 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_-;; 제가 좀 소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왕 소심은 아닙니다. 5일전에 헤어졌는데 저희 둘에겐 5일이란 시간은 꽤 깁니다. 365일 중에 350일은 서로 만나기 때문에 더욱이.. 헤어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날은 월요일이었고 전 물론 회사원입니다. 그 전주는 매일같이 만났고 제 여친도 누나와 어머니와 가게에서 일을 했습니다.(커피&호프) 원래 여친은 8시면 끝났지만 여친 어머니가 1달 동안 여행을 가는 바람에 여친이 새벽2시까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인사 드리고 그날부터 4일간 가게에 가서 도와주고(기껏해야 설거지 카운터계산) 끝나고 8시쯤 가서 11시나 새벽 2시까지 같이 있어주곤 했습니다.

전 일 끝나면 집에 가서 씻고 옷 갈아입고(매일) 여친을 만나러 가는 게 일상생활이 되곤 했습니다. 결국 사건이 일어난 월요일은 제가 피곤하여 집에 가서 씻고 쉬고싶단 마음이 간절히 들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간다고 하면 화낼 그 애를 알고 있어 어지간해선 집에서 쉰다고 안 합니다. 그날은 피곤하고 컨디션도 별로 안 좋아(의례 월요병) 퇴근길에 여친에게 집에서 쉬고 싶다고 조심스레 얘길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신이 보고 싶지 않냐고 떼를 쓰더군요.. 난 보고 싶은데 오늘은 집에서 쉬고 싶다고 사정얘기를 했지만 그 애는 이해를 못합니다.

이런 일이 요번 한번이 아니라 어쩌다 한번씩 피곤하다거나 컨디션 안 좋은 날은 집에서 쉬고 싶기에(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얘길 꺼내면 심하게 싸우곤 합니다..
내가 제발 이해 좀 해달라고 하나 자기는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365일 매일 만나는 커플도 있다면서 저를 이해 못해줍니다. 저희는 여지껏 거짓말 안하고 2년 동안 둘이 못 만나는 사정 빼면 매일 만났고 3~4년 해도 365일 중에 350일 만났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_-;;

제 솔직한 심정은 일주일에 한번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나 여친이 싫어해서 매일 봅니다. 전 여친을 꽤나 생각하고 여친 위주로 맞춰 준다고 생각합니다. 요 근래도 잘해주고 싶어 피시를 카드로 사주고 가게에 놀러 갈 때마다 먹고 싶은 거 물어보고 사다 주고 싸우기 전날도 마루에 가서 옷도 사주었습니다. 물론 싸우기 전날도 화기애애했습니다.. 서로 기분도 좋았고..

근데 제가 피곤해서 집에 가서 쉰다고 하면 왜 이해를 못해줄까요.. 전 최대한 제 여친을 배려해주는데 제 여친은 안 그런가 봅니다.. 어쩌다 하루 쉬는 것도 안 된다 하면 도대체 내 생각을 해주나 싶습니다.. 싸운 날은 자신은 매일 만나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더군요..

물론 서로의 감정이 일어난 상황에서 나온 말이나 싶으나 그럼 그렇지 못한 나는 필요 없다는 뜻 같아 더욱이 화가 납니다.
전 여친 때문에 제 친척 애들, 친구들, 학교 동창들, 회사 사람들도 자주 사석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예전부터 이런 문제로 설득해보려 했으나 안됐습니다.. 단 한번도 OK해주지 않는 그 애를 더 만날 의욕이 없습니다. 그 애가 절 진심으로 생각해준다면 "그래 오늘 피곤하니 쉬고 내일 만나 즐겁게 보내자" 이말 하기가 그렇게 힘든 가요..

싸우고도 한참 얘기를 해보았지만 변명만 늘여놓습니다. "가게에 여자들만 있다 보니 남자가 있으면 든든하다.. 놀러 오라고 했는데 왜 불편하냐", "매일 만나는 커플도 있다", "젊은 남자가 뭘 그렇게 피곤하냐", "내가 보고싶지도 않냐", "난 보고 싶어서 그런 건데 너무 한다" 오로지 자기 입장만 생각합니다..

물론 제 여친이 절 보고 싶다고 해서 만나자고 하는 건 이해하여 저도 일부러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약속은 취소하고 동창생, 친구들 보자고 해도 다음으로 미루고 나쁜 놈 취급 받습니다. 회식 날도 거르고 오라고 하여 회식자리도 마니 뺍니다. 전 제가 만날 수 있는 만큼은 만난다고 생각하는데 매일 만나는 커플도 있다는 말로 제 말을 싹둑 잘라버립니다.. 답답한 마음뿐..

이런 사이트도 일부러 찾지 않으며 계시판에 글도 거의 올리지 않지만
답답하여 써봅니다. 여자분들 입장에서 어떤지도 궁금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