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데이트할 때, 밥 사는 그 남자의 진짜 속마음! |
|
 |
136 |
 |
2013-12-30 |
|
|
|
|
|
| |
"밥 사는 그 남자의 진짜 속마음?"
데이트를 하루 앞둔 밤, 침대에 누운 남자와 여자. 머릿속이 한창 시끄러워질 때입니다. 물론 각자 다른 고민들을 합니다. 여자의 머릿속은 내일의 코디네이션으로 복잡하지요. 그러다 빨리 잠들지 않으면 피부가 상할 거라는 생각에 미치면 끝이 납니다. 반면 남자의 머릿속은 데이트 코스에 대한 고민들, 각종 모의실험으로 분주합니다. 그러나 너무 내 뜻대로만 하는 것도 좋지 않을 거라는 어정쩡한 자기위안에 등 떠밀려 곯아떨어집니다.
데이트 당일.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도, 그렇다고 권태기를 겪을 만큼 오래 지난 것도 아닌 남녀는 자연스럽게 밥을 먹으러 갑니다. 남자는 오늘은 또 뭘 먹어야 칭찬받을까 생각하다가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자, 여자에게 묻습니다.
男: 우리 이쁜이, 뭐 먹을까?
女: 글쎄.
男: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먹고 싶은 거 없어?
女: 아무거나.
男: (정말 아무거나 먹겠다는 건가? 이러다 저번처럼 또 화내면 어떻게 해. 일단 끝까지 물어보자) 왜, 딱 말해봐. 오빠가 다 사줄게!
女: 글쎄, 생각이 안 나네…….
男: 그럼 음, 먹고 싶은 거 생각날 때까지 좀 걸을까?
女: 여보세요, 장난해? 넌 뭐 이렇게 성의가 없어?
남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한식, 중식, 양식, 일식 중에 하나씩이라도 생각해오는 건데 왜 그러지 못했나, 반성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정말 여자에 대한 사랑이 식어서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새삼 발견하고 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정말로 뭐 먹자고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을까요.
1. 생각해줘서 물었더니, 성의가 없다고?
연애 초반에는 성의 없어 보인다고 불평할 수 있다고 칩시다. 하지만 핸드폰을 깜빡 잊고 나와도 공중전화에서 단숨에 여자친구의 집 전화번호부터 핸드폰, 사무실 번호까지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는 겁니다. 이정도 됐으면 데이트 코스를 A to Z 계획해오지 않아도 이해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왜, 남자만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나요. 배려해서 물어봤더니 성의 없다는 말이나 할 거면, 앞으로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들어요.
2. 아무거나? 진짜 아무거나?
아무거나 먹자고 하기에 정말 아무거나 먹으러 갔더니, 눈을 희번덕 홉뜨고 30분 동안 삐쳐서 말도 안 했던 때를 잊었을 리가 없습니다. 차라리 ‘아무거나’라는 메뉴를 어디서 파는지 알려 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아무거나’ 혹은 ‘글쎄’, 이 두 단어만 들어도 식은땀이 흐릅니다. 신경을 쓴다고 써서 데리고 간 레스토랑에서는, 맛이 어떻고 서비스가 어떻다는 둥 불평합니다. 까다로운 여자친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골치 썩는 일도 이제 힘들어서, 아주 살짝 될 대로 되라는 생각도 듭니다.
3. 밥 사주고 구박받고 고민하고 머리 아프고, 이럴 거면 네가 사!
“오늘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자, 내가 쏜다!” 라고, 쿨하게 말해주는 여자는 정녕 샴푸의 요정뿐인가요. 여자들이 리더십 있는 남자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남자들도 한번쯤은 여자친구의 좁고 얕은 어깨에 큰 머리를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는 말입니다. 밥은 항상 내가 사는데, 먹고 싶은 거 꼭꼭 물어봐 주는 것도 고마운 거 아닌가요.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온갖 의미를 붙여가며 화내고 슬퍼하는 여자친구, 정말 어느 별에서 왔냐고요.
☞ 선택에 지친 연인들을 위한 advice
남자와 여자가 원하는 바가 다르니, 이런 문제가 충분히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몇 번쯤 여자친구가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위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여자에게 ‘쓸 데 없는 상상’을 하게 합니다. 벼르고 벼르다 남자친구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어느 날 ‘문득/ 불현듯’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연애 초반에는 데이트 준비를 철두철미하게 해오곤 했었는데…… 이젠 나에 대한 노력이 없어졌구나. 서글프다, 연애질이란!’ 어젯밤 자신의 샤방샤방한 코디네이션을 상상할 때에는 핑크 빛 삽화로 가득했던 연애질이, 한 순간 찌든 때 눌어붙은 장판조각처럼 변하는 기분이 드는 겁니다. 물론 남자는 애정이 식었다거나 노력할 의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편안해진 거고, 자연스러워진 것이지요. 그러니 도끼눈 뜨고 남자친구를 갈구는(?) 건 그만둬도 좋습니다.
다시, 데이트 하루 전날 밤으로 돌아갑니다. 침대에 각자 누운 남녀가 전화로 내일 하게 될 데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제각각 다른 고민들로 싸매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함께 수다를 떨면서 의논해보는 거예요. 서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뭐가 먹고 싶은지도 이야기합니다. 정말 미치게 우유부단해서 태어나 아무것도 스스로 결정해본 적이 없다면 모를까,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에 대한 기호는 있을 것입니다.
수박은 소변이 자주 마려워서 싫고, 바나나는 상큼하지 않아서 싫고, 홍시는 입 주변에 묻어서 싫고, 싫고 싫고 싫다고 열거할 게 아니라 ‘나는 사과가 좋겠어요!’ 라고 말하세요. 추상적인 느낌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겁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계획하는 데이트는, 밟으면 싸워야 하는 지뢰밭을 걸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