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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를 내 편으로 만드는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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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9

◆ keyword 1 시누이도 여자다

1 임신, 출산, 육아… 여자의 경험치를 공유한다

남편의 누이가 남편의 형이나 남동생보다 나와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근본적인 이유는 둘 다 여자이기 때문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관계지향적인 종족이라 쉽게 가까워질 수 있으며, 삐치더라도 풀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무엇보다 '여자'로서 같은 경험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공감대를 이루기도 좋다. 결혼, 임신, 출산, 시댁 문제 등 여자가 결혼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일은 올케와 시누이를 단합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다. 미혼이던 시누이가 결혼하면서 올케의 속내를 자연히 이해하게 된다거나, 말썽꾸러기 아들을 두 놈이나 키우고 있는 손위 시누이에게서 출산이나 육아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서 여자들은 금방 친밀해진다. 미혼인 시누이에게 연애 문제를 상담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최근에는 시어머니가 딸의 아이를 맡아 보살피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때 조카에게 신경 써준다면 강력한 한 방이 된다. 시누이가 워킹맘이라면 아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도움이 되어주자. 남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여자들끼리의 이야기로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것도 좋다.

그래도 각자의 스타일만큼은 존중해야 한다. 조언을 해준답시고, "나는 여기서도 애 둘을 잘만 낳고 산후 조리도 다 했는데요 뭐. 왜 굳이 서울까지 가서 낳으려고 하세요, 아가씨~." 이런 발언은 곤란하다. 조언을 하되, 참견이나 핀잔으로 들리는 발언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2 시누이에게 친정 소식 전하는 메신저를 자처한다

시부모님에 대한 소식을 시누이와 공유하자. 누구나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 실천하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일반적으로 같은 며느리 입장인 동서끼리는 시부모님 팔순 잔치 일정, 명절 문제 등을 의논하기 위해 자주 통화한다. 시누이와는 어떤가? '무소식이 희소식'인 관계라면, 차츰 바꿔볼 필요가 있다. 또 시누이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더라도 정작 나의 시집 얘기보다는 시누이네 가족 얘기와 우리 가족 얘기만 하다 끝내기 일쑤. 특히 손위 시누이라면 결혼해서 자기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어느 정도 자랐을 확률이 크니 더욱 그렇다. 자연스럽게 시부모님 얘기로 유도해 대화를 나누다 보면 미처 기억하지 못한 기념일 등을 대화 중 체크할 수도 있고 시집에 관한 정보도 더 많이 얻게 된다.

요즘은 친정 가까이 사는 딸이 많지만, 시누이가 멀리 떨어져 살 경우 자주 전화해 소소한 것이라도 시부모님 소식을 전하면 시누이가 무척 고마워한다. 그녀를 객지에 나가 사는 여동생이라고 생각하자. 저절로 어머니 얘기를 하게 될 것이다. 이는 시집 식구들에게 내가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시집 한복판의 인물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하는 찬스이기도 하다. 내가 친정집에서 출가외인이 아니듯 따로 사는 시누이 역시 출가외인이 아니다. 시누이 관점에서 볼 때 나는 그녀의 친정 식구에 해당한다. 내가 그녀의 든든한 친정 식구로서 후원자를 자처한다면, 시누이도 나의 체면을 살려준다. 무엇보다 며느리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시어머니의 속내를 딸인 그녀는 제대로 알아내 전해주는 중대한 역할을 해줄 것이다.

3 잘 삐치는 시누이를 잘 달랜다

시누이는 손위든 손아래든 원래 잘 삐치는 존재다. 오빠한테 제대로 못해서 서운하고, 시어머니한테 제대로 못해서 섭섭하단다. 대놓고 서운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결국에는 한마디 하려 든다. 알고 보면 삐치는 이유는 정말 사소한 문제들. 하지만 삐친 티를 내는 시누이가 차라리 낫다. 티도 안 내고 뒤에서 욕하거나 한참 지난 후 왈칵 터뜨리는 시누이보다 바로바로 반응을 보이는 편이 대처하기 쉽다. '못하는 이유'를 조곤조곤 설명해라. 시누이가 원하는 것을 못해줄 상황이라면 대체 방안을 반드시 얘기한다.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부딪힐 경우 대놓고 시어머니 편을 들면 시누이는 당연히 삐친다. 앙금이 남은 시누이는 두고두고 피곤한 존재가 된다. 장기적으로 시어머니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에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차라리 두 사람이 싸우지 않도록 가운데서 중재하는 것이 현명한 며느리의 지혜다.

episode 1 오백 사건의 비밀

"얼마 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시누이가 카페를 차리고 싶다면서 남편에게 사업자금을 부탁했는데 남편이 단칼에 거절했어요. 그런데 남편 몰래 불쑥 찾아와서 저한테도 같은 얘기를 하더라고요. 2천만원이 무슨 애 이름도 아니고…. 아이의 어학 연수 핑계를 댔어요. 아이 핑계에 당할 시누이 있나요? 집에 와 생각해보니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다행히 쌈짓돈으로 저축한 적금 만기가 돌아와 5백만원 정도 여윳돈이 있었는데 눈 딱 감고 그냥 줬어요. 남편한테 말하지 말라면서 말이죠. 그런데 시누이가 입이 싸서 시어머니도 알고 말았죠. 남편 성질이 장난 아니라 알면 펄펄 뛸 것이 뻔해 여자들만의 비밀이 되었죠. 결혼 초기만 해도 시누이가 저를 비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느낌이는데, 이젠 시댁에 가면 시누이가 설설 기면서 커피 타줘요~."

　

◆ keyword 2 시누이도 친구다

1 친구한테 전화하듯 연락한다

근 30년간 남남으로 살아오다 한 남자를 계기로 엮인 두 여자가 금방 친자매처럼 친해질 수 있을까? 100% 가능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제로인 것도 아니다.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충분히 친해질 수 있다. 방법은 마인드 컨트롤! 시누이를 시누이가 아닌 친구라고 생각하고 대하는 것이다.

여기서 성격 차이는 별 문제가 아니다. 생각해봐라. 내 친구들이 모두 나와 같은 성격인가? 어느 정도 공통점은 있겠지만 조금씩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 취향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울고 웃고 싸우며 우정을 나누고 있지 않은가? 판이하게 다른 성격의 소유자들과 평생 친구하며 노는 사람도 꽤 많다.

그녀와 친해지면 분명 시댁과의 생활에서 유리한 면이 있다. 하지만 그 이득을 바라면서 그녀와 친해지려 한다면 순식간에 간파당할 것이다. 시누이를 친구라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친구에게 기브 앤 테이크를 바라거나 어떠한 이득을 얻기 위해 친구를 만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친구처럼 여기며 인간적으로 친해진다면 관계는 순조롭게 발전하게 될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잦은 연락. 친구한테 무슨 일이 있을 때만 전화하진 않는다. 같은 반에 불과했던 동창과 진짜 친구는 연락의 빈도와 회수로 구별된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만 전화하는 관계는 친구가 아니다. 그저 수다나 실컷 떨고 싶을 때나 할 일 없이 심심할 때 무작정 친구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날리곤 하지 않나! 또한 친구는 그런 나의 생떼를 모른 척하지 않고 착하게 받아준다.

아직은 남편 없이 둘이서만 얘기하는 것도 어색한데 어떻게 같이 쇼핑을 하고 밥을 먹느냐고? 일단 연락을 자주 하면 일정량의 대화 기록이 쌓이고, 서로 나눈 이야기 속에서 갖가지 정보를 얻게 된다.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누이의 취향이나 관심사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좋다. 오프라인으로 만나기 전, 밑바탕을 깔아두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이 번개를 해서 만나면 어색함도 잠시, 금방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는 조사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얼굴도 알고 대화를 많이 나누어 서로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화나 문자로 안부 정도만 묻고 별다른 정보를 캐내지 않더라도, 연락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자신과 친해지고 싶은 티를 팍팍 내는 사람을 내칠 수 있는 여자는 극히 드물다. 시누이도 마찬가지다.

2 친구와 놀 듯 같이 시간을 보낸다

일단 잦은 연락을 통해 웬만큼 우호적인 관계를 도모했다면 본격적으로 시누이와 짝짝꿍을 맞출 차례. 가장 쉬운 방법은 쇼핑 메이트가 되는 것이다. 만약 시누이 쪽 조카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다면, 시누이와 함께 가서 고르는 편이 낫다.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을 몰래 체크할 수도 없고, 의류의 경우 엄마의 컨펌을 받는 게 가장 좋다. 시어머니 등 시댁 식구에게 드릴 선물을 살 때도 둘이 같이 고른다면 취향을 고려해서 구입할 수 있고, 또 시누이에게 마음씀씀이를 눈앞에서 보여주는 기회도 된다. 만날 시간이 없거나 시누이와의 쇼핑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면, 좋은 쇼핑몰을 찾아내 각각의 집에서 보면서 온라인으로 아이템을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식사 역시 친구와 자주 하는 활동이다. 여자들 사이에서는 만남의 이유가 '수다'다. 카페에서 차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밥 먹으면서 수다를 떤다. 어릴 적엔 동네 친구끼리도 도심까지 나가서 밥을 먹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외부보다 집이 편하다는 생각이 커진다. 자연히 집으로 찾아와서 밥 먹고 TV 보고 수다 떨다 가는 일이 많아진다. 집 안이 어수선한 게 창피한가? 그럼 시누이네 집으로 음식을 들고 찾아가면 된다. 가끔은 시누이와 함께 시댁으로 쳐들어가는 모습도 시댁 식구들에겐 흐뭇한 광경이다.

3 친구라고 생각하면 너그러워진다

친구가 하면 웃고 넘어갈 행동도 다른 사람이 하면 버럭 하게 될 때가 있다.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친구는 봐줄 수 있지만, 시끄러운 할아버지는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힐끔힐끔 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철이 덜 든 손아래 시누이도 잘난 척하는 손위 시누이도 친구라고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누이가 약속을 어기면 말도 못하고 혼자 속으로 짜증을 내겠지만, 친구가 약속을 어긴다면 "크크크. 나 심심해! 완전 외로워! 빨리 와!"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DMB에 열중하게 될 것이다. 시누이에게 너그러워져라, 자비를 베풀어라. 그렇다고 그녀를 친구라고 생각한 나머지 '만만'하게 여겨 말을 함부로 하거나 하대하지는 말자. 어디까지나 그녀는 시월드의 일원이니까. 적당한 마인드 컨트롤은 그녀와의 친분을 더욱 돈독히 해줄 것이다.

episode 2 문화센터 시스터즈

"나이 차도 많고 얼굴도 딴판으로 생겼지만 항상 붙어 다니니 문화센터 사람들은 우리가 자매인 줄 알아요. 사실 시누이는 친정 근처에 살림집을 마련했지만, 나는 그렇게 못해서 무서운 시어머니 모시느라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누이가 '언니, 우리 나가서 바깥바람 좀 쐬며 숨 좀 쉬자'며 작전을 짰어요. 강좌 신청도 일부러 가까운 곳이 아닌 도심에 있는 백화점 문화센터에 했죠. 마침 시누이가 임신 중이라 시어머니도 시누이 보호자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보내주시더라고요. 붙어 다니면서 더 친해졌는데, 시어머니도 은근히 좋아하세요."

　

◆ keyword 3 시누이도 선물에 껌뻑 죽는다

1 소소한 선물이라도 효과는 백배

시누이에게 선물하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몇 년째 위시리스트에만 두었던 욕망의 브랜드도 올케 지갑에서 나온 돈이라면 충분히 살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둘째, 지금 받은 것보다 다시 받을 선물에 더 매혹되어 있다. 셋째, 시누이에게도 취향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선물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시누이의 취향'이다. 시누이가 원하는 눈높이와 가격대의 완벽한 선물이 아니라면 올케가 준 선물은 곧바로 그냥 물건이 되어버린다. "우리 시누이는 생일 선물 생각해둔 것 말해달라고 하면 '아이, 그냥 됐어요' 이러면서 말끝을 흐려요. 속 보이는 소리, 아쉬운 소리 하고 싶지 않은 거죠. 그러면서도 막상 선물을 사가면 가격부터 브랜드까지 스캔하는 시선이 느껴져요."

시누이한테는 돈 쓰고도 기분 상하는 불편한 선물이 아니라 선물 같지 않아서 더 좋은 선물을 찾아야 한다. 여행이나 출장 다녀오는 길에 한라봉이라도 사서 보낸다. 물론 시부모님 댁에 드릴 것은 따로 챙긴다.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밑반찬은 언제 받아도 기분 좋은 선물이다. 솜씨 좋은 친정엄마에게서 조금 더 넉넉하게 얻어다 반찬통에 담아 건네라. 가능하면 시댁 식구들 앞에서 시누이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댁에 들를 때 아가씨 오면 주라며 반찬통이나 식재료 등을 슬쩍 건네면 효과는 배가된다. 시누이와 전화통화라도 하게 되면 스마트폰으로 음료 쿠폰이나 아이스크림 쿠폰을 보내는 것 또한 큰돈 들이지 않고 시누이를 내 쪽으로 기울게 하는 방법이다.

2 기념일을 챙기면 감동의 물결

"애기 낳고 몸 푸느라 생일도 잊고 있었는데, 올케가 친정으로 케이크랑 꽃을 보냈더라고요. 벌써 몇 년 지났는데 아직도 고마운 마음이 남아 있어요." 시누이를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틈새를 공략해야 한다. 나이 들수록 여자의 생일은 쉽게 잊힌다. 당신만은 그녀의 생일을 기억해라. 모두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만 집중할 때, 시누이의 생일을 챙겨주는 정도의 이벤트라면 충분히 성공적이다. 아이가 있는 시누이라면 아이들과 관련된 날을 챙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조카의 재롱잔치나 운동회, 학부모 모임 같은 학교 행사가 있는 날 같이 참석하거나 부부의 기념일에 아이를 몇 시간 정도 봐주겠다는 친절을 베푸는 것은 모든 시누이가 선물 1위로 꼽는 백화점 상품권만큼이나 감동적이고 배려 깊은 선물이 된다. 애 봐주기는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면, 간단한 립 서비스 정도로도 선물한 만큼의 몫을 할 수 있다. 오늘 화장이 잘 받았다거나, 또래에 비해 피붓결이 훌륭하다는 등 시누이의 여성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칭찬이면 얼마간은 사근사근한 시누이로 굴 것이다. 결혼 안 한 시누이의 경우 선이라도 본다고 하면 이모티콘 팍팍 써가며 "잘 만나고 와서 얘기 들려줘요"라는 가벼운 문자 정도 보내는 것이 좋다. "꼭 잘 해봐요, 아니어도 세 번은 만나 봐요"라고 오지랖을 떨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3 내 아이가 쓰던 명품이면 시누이는 내 팔로어!

요즘은 아이를 한둘 정도만 키우다 보니 남의 옷을 물려받아 키우려는 엄마가 많지 않다. 시누이와 올케의 취향이 비슷하면 모를까 아이들 옷 물려주기 역시 선물하는 것만큼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내 딴에는 내 아이 클 때 최고로 유행하던 장난감이라서 시누이 아들에게 써보라며 물려줬는데 눈을 내리깔고 눈동자만 때구루루 굴려대면 환심을 사기 위해 한 행동 때문에 바보 되기 십상이다. 그래도 중고 제품 물려주기가 선물로 둔갑하는 순간이 있다. 럭셔리 브랜드 제품이라면 뻣뻣한 시누이도 싹싹하게 만드는 안심 리스트다.

톰 크루즈의 딸이나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아이들이 입는 봉쁘앙의 옷은 디자인과 컬러가 무엇이든 하트 눈에 콧소리를 더한 "올케, 고마워" 소리를 연발하게 만든다. 버버리 칠드런과 리틀 마크제이콥스 역시 엄마들의 1순위 키즈 브랜드. 디자인이 베이식하면서도 고급스러워 시간이 지나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고가이다 보니 입던 사람도 깨끗하게 관리해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깔끔한 기분으로 거래가 성립된다.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아우터나 신발 같은 종류는 아이들이 금세 크기 때문에 물려주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episode 3 선물, 치고 빠진다

"제 시누이는 손아래이긴 한데 나이는 저보다 한 살 많아요. 그래서인지 저를 대할 때 어려움이 없이 약간 손위 시누이처럼 굴려고 하죠. 제가 못 보던 옷이라도 입고 가면, '올케, 이 옷 예쁘네. 어디서 샀어? 나 좀 빌려줘'라고 하기도 해요.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몇 번 주었는데. 달라는 것마다 주다 보니 고마워하기는커녕 당연한 듯 여기더라고요. 이런 일이 자꾸 쌓이다 보니 저도 짜증나고요. 버럭 화를 냈다가는 사이가 틀어질 것 같아서 '이거 아가씨한테는 안 어울릴 것 같아요. 다음에 같이 쇼핑하러 가요'라고 말을 돌리면서 대충 얼버무리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러다 정말 아주 가끔 '아가씨, 제가 이번에 옷 하나 샀는데, 저보다 아가씨한테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 하면서 챙겨줘요. 그러면 자동으로 시누이는 시댁 식구들 앞에서 제 음식 솜씨가 좋다는 등 칭찬을 하거나 집안일도 조금은 거들더라고요."

　

◆ keyword 4 시누이, 그래도 항렬은 있다

1 손위 시누이를 '큰언니'로 생각해라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시누이와 올케다. 서로 적당히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예의를 밥 말아 먹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특히 그 상대가 손위 시누이일 경우가 많은데, 올케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항렬상 윗사람이기 때문에 군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특히 남편의 누나들은 남동생의 가정사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참견한다. '걱정'이라는 말로 포장한 '막말'로 부부 관계까지 거론하니 문제다.

손위 시누이를 진짜 '큰언니'로 생각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손위 시누이와 올케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시누이는 올케 위에 군림하려 하고 올케는 지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어차피 윗사람이라면 진짜 언니를 대하듯 굽히고 들어가는 것이 낫다. 손위 시누이들이 근본적으로 바라는 것은 바로 윗사람 대접이다. 만약 연하남과 결혼했다면 손위 시누이라도 나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동갑일 수 있는데, 상대방이 먼저 편하게 지내자고 말해도 호칭은 꼬박꼬박 챙기며 존대하는 것이 포인트다. 나이가 많을 경우 제2의 시어머니라고 생각하며 먼저 애교를 부리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손아래 시누이를 제압해라

손위 시누이에 비해 손아래 시누이들은 올케에게 호감을 보이는 편이다. 친자매처럼 지내고 싶어 하고, 실제로 손아래 시누이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오히려 그 친근함 때문에 손위 시누이보다 트러블이 많이 발생한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 일을 방해하거나 친구의 새언니와 비교하며 "누구는 새언니한테 선물 받았다던데!" 같은 말을 시어머니 앞에서 하는 무개념 시누이도 있다. 심지어 나이가 아주 어릴 경우 오빠와 새언니의 데이트까지 따라갈 정도. 문제는 이 모든 일을 '친하니까!'라는 명분을 내세워 행동한다는 것이다.

손아래 시누이와의 관계에서는 항렬을 더욱 잊지 말아야 한다. 사실상 오빠의 아내이기 때문에 서열로도 우위에 있으니 윗사람으로서의 위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철없는 행동을 하면 새언니로서 쓴 소리도 해라. 눈치 없이 데이트를 방해하면 둘만 있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하거나 시어머니에게 고민 상담을 하는 척 얘기해라. 선물을 원하는 눈치라면 한 가정을 알뜰살뜰 꾸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 말하는 것도 좋다. 시댁 식구라 어렵다는 이유로 시누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줬다가는 시댁 내에서 서열이 가장 아래로 내려갈 확률은 99%다. 자신의 항렬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사실!

3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친구끼리도 친하다는 이유로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다가 관계가 일그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물며 시누이와 올케 사이는 더할 것이다. 아무리 사이가 좋다 하더라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이 분명히 있다. 상대가 손위 시누이든 손아래 시누이든 남편의 여자 형제인 만큼 예의를 갖춰야 한다.

첫째, 시누이의 사생활을 건드리지 마라. 시누이들은 올케가 자신의 연애 또는 부부 문제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간혹 시누이가 미혼일 경우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남자를 소개하라고 압박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괜찮은 남자를 소개시켜주지 못할 바에는 시누이 결혼에 관한 문제에서 빠지는 것이 좋다. 시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를 소개시켜줬다가 "언니, 내가 이것밖에 안 돼요?"라는 소리를 두고두고 들을 확률이 매우 높다. 둘째, 시누이 앞에서 시댁 식구들이나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더라도 마지막은 칭찬으로 마무리해라.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말할 때 시누이가 맞장구를 쳤다 해도 그녀도 결국 시댁 식구다. 팔은 안쪽으로 굽는다고, 모든 이야기가 험담뿐이면 시누이와의 관계도 나빠지고 시댁 식구 귀에 이야기가 들어갈 확률도 높다. 마지막에는 "그래도 그이가 최고야!"라는 뉘앙스의 칭찬을 곁들여주는 요령을 부릴 것!

episode 4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손위 시누이가 어느 순간 남편을 통해 저에게 명령을 하더라고요. 바보 같은 남편은 시누이가 하는 말을 모조리 저에게 다 전달했죠. 참다 참다 남편과 시누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할 말 있으면 직접 하시라고 웃으면서 말했어요. 남편에게 말을 전달하니 오해가 생기는 것 같고, 마치 뒤에서 제 뒷담화하는 것처럼 느껴져 형님에게 죄송하다고요. 남편도 제 말이 맞다며 말 전하는 것도 귀찮으니 직접 말하라고 거들어주더군요. 남동생까지 이렇게 나오자 시누이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로 남편이 시누이 말을 전하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시누이가 제게 무어라 말한 적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