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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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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라면 누구나 달콤한 신혼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결혼하고 나면, 아니 결혼을 하기도 전에 결혼 준비 과정에서 이미 크고 작은 다툼을 경험하게 되면서 ‘정말 이 사람이 내 짝이 맞나’ 의문이 들기 마련.
주변에서는 누구나 다 그런 과정을 겪는다고 위로하지만, 그 정도의 기준이 도통 모호한 것이어서 혹시 우리에게만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하게 된다.
또한 이럴 때마다 명쾌한 해답을 내려줄 이가 없다는 것이 더욱 답답한 노릇. 역시 신혼부터 티격태격 감정 싸움을 반복하고 있는 에디터는 본 기사를 빌미로 가장 노련한 컨설턴트를 찾아갔다. 바로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의 양정자 원장.
하지만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까. 이혼이 흔한 일이 된 이때,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의 막막한 두려움을 어떻게 걷어낼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그저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사사건건 남편과 마음 맞는 것이 도통 없으니, 신혼이 그렇게 달콤하지만은 않더라고.
결혼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기대가 너무 큰 거 아닐까. 결혼은 현실인데, 결혼에 대해 너무 핑크빛 환상만을 지니고 시작하는 게 문제예요.”
역시 그녀는 단박에 허를 찔렸다. 20~30년을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함께 섞여 살려면 이러저러한 불편함이 속출하기 마련인데,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은 연애 시절 가졌던 달콤한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더욱이 대부분의 부부 싸움은 상대와의 싸움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놓은 이상과의 싸움이라고 덧붙인다.
많은 이들이 배우자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는 태도보다 스스로 만들어놓은 이상형에서 상대가 어긋나는 것을 원망하는 부질없는 싸움에 목숨을 걸고 있다고.
그녀는 모든 부부들이 상대와의 소소한 마찰에 상처받기 전에 우선 자신이 세워놓은 어마어마한 환상으로부터 벗어나 하루빨리 현실로 복귀하기를 권했다.
둘만의 독립된 구단을 이룰 것
양정자 원장이 내놓은 또 하나의 원리가 참 재미있다.
결혼이란 2개의 야구단에서 독립한 선수들이 함께 새로운 구단을 세워가는 과정이라고. 이 새로운 구단이 사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출신 구단의 간섭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팀은 와해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다시 말해 이제 막 가정을 이룬 부부의 일에 양가 부모가 끼어들기 시작하면 사소한 문제도 큰 분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신의 출신 구단은 자신이 먼저 철저히 관리하자. 그것이 지금 두 사람이 이룬 가정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생각해보라. 두 사람의 마음을 맞추는 것이 쉽겠는가, 양가 식구들의 마음을 한꺼번에 맞추는 것이 쉽겠는가 말이다.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마지막으로, 가장 실질적인 문제를 물었다. 서로 맞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느냐고. 그녀의 대답은 역시 명쾌했다.
“서로 다른 생활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는 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예요. 맞지 않는 것에 먼저 맞춰주지 않으려거든 포기하고 사는 편이 나아요. 자기는 바뀌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억지로 바꾸려 하는 것은 모순이죠.”
그녀는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가령 남편을 투명인간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불만스러운 일은 질끈 눈감아주라는 말이다.
때때로 그 투명인간의 존재가 고맙게 느껴질 때는 예상치 못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거라고. 그만큼 상대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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