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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2006년 7월 18일 (화) 03:06 조선일보
일본인 며느리 부녀회장 되다
[조선일보 김성현기자]
국제 결혼해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 여성이 시골 마을 부녀회장을 맡았다. 전남 해남군 옥천면 흑천마을에 사는 소메야 유우코(38·染谷柔子)씨다. 이 마을은 한반도의 ‘땅끝 마을’을 품고 있는 남도의 들녘이다.
11년 전(1995년) 임경진(38)씨와 결혼해 이 마을에 정착한 그녀는 시어머니와 시동생, 자녀 3명 등 7명의 가족을 돌보는 주부. 또 남편, 시동생과 함께 3만평의 벼농사를 짓는 억척 농군이기도 하다.
올 초 이 마을 주민들은 이렇게 열심히 사는 모습과 야무진 살림 솜씨, 게다가 성격도 활달해 동네 주민 모두와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점을 들어 만장일치로 유우코씨를 부녀회장에 추대했다.
“아짐(아주머니의 전라도 말) 아무리 바쁘더라도 오늘 마을회의에는 꼭 나와야 허요 잉~.”영락없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그녀는 이제 누가 뭐래도 ‘한국의 며느리’로 손색이 없다. 근래 농촌 지역에 국제 결혼한 외국인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유우코씨처럼 마을의 ‘중책’을 맡은 것은 드문 일이다.
유우코씨는 “‘처음에는 한국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많이 망설였는데, 주민들이 모두들 도와주셔서 별 어려움이 없다”며 “홀로 사는 노인을 비롯해 주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부녀회장 일을 맡은 초기에는 각종 서류에 써야 할 동네 아주머니들의 이름을 몰라 애를 먹었지만, 이제 그들의 이름을 거의 다 외울 정도로 익숙해졌다.
결혼 당시엔 우리 말을 거의 하지 못했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한국인이나 다름없게 말할 수 있게 됐다.
남편 임씨는 “농사일은 물론 한국 음식 만드는 솜씨도 어지간한 한국인 주부 못지 않다”고 말했다.
유우코씨는 “직접 한글을 가르쳐 주며 마음으로 도와준 남편, 그리고 마을 대소사에 다 데리고 다니며 ‘한국 며느리’가 되는 법을 하나하나 가르쳐준 시어머님 덕분”이라며 “마을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성현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s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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