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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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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전혀 모르는 이라도 이래저래 연결해 보면 아는 사이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학교수가 인맥에 대한 실험을 했더니 평균 5.5명만 거치면 관계가 형성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것이 유명한 ‘인간관계 6단계 이론’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대학교수가 한국인은 평균 3.6명만 거치면 연결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서울에 사는 여성이 여러 사람을 통해 대구의 한 보험회사 직원을 알아내려면 3~4명을 거치면 된다. 평균 서너 단계만 통과하면 생면부지의 사람과도 인맥이 생긴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결혼정보회사는 대한민국 사회의 축소판이다 보니 회원들 간의 남다른 사연이 화제가 되곤 한다. 맞선 자리에 나가봤더니 초등학교 동창이거나 친오빠의 친한 친구인 경우도 있고, 심지어 예전에 소개로 만났던 사이인 경우도 있다. 지난달에 결혼한 박해준씨와 조영미씨도 특별한 인연이 있는 커플이다. 이 부부 덕에 다시 한번 ‘좁은 세상’이라는 걸 실감하게 됐다.
둘의 만남은 대학 동문이라는 인연에서 시작되었다. 회원 전용 인터넷사이트에서 상대를 살펴보던 중 같은 대학 출신자인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와 처음 만났다. 그런데 약속 장소에 도착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서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들은 학교 동문일 뿐만 아니라 같은 학과의 선후배였다. 여성이 사정으로 인해 남들보다 대학에 늦게 들어간 편이었는데, 남성은 이미 졸업한 후라 서로 마주칠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에게 좋은 느낌을 받았지만 학교 선후배 관계라는 것이 부담스러워 꽤 오랫동안 계속 만나야 할 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반면 남성은 여성의 차분한 모습에 반해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펼쳤다. 여성은 평소 원하던 공부를 하기 위해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 신분이었는데, 남성은 매일 같이 학교수업을 마칠 무렵 정문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결국 여성은 남성의 자상함에 반해 본격적으로 교제를 하게 되었고, 커플매니저에게도 간간히 닭살 돋는 애정행각(?)을 전해 주었다.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라면 내 인생을 같이 해도 좋겠다”며 말이다. 사귄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급행 부부가 되신 이 커플! 교내에서는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덕분에 평생 인연을 찾게 되어 감사하다며, 잘 살겠다고 인사를 전해왔다.
만약 결혼정보회사가 아닌 학교에서 선후배로 만났다면 캠퍼스 커플이 됐을까. 원래 하늘에서 정해준 연분이었으니 언제 만났더라도 한 지붕 아래 살게 됐겠지.
- `헤럴드 생생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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