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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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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 fiogf49gjkf0d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재테크의 영역은 어디까지 일까. 신용카드 잘 쓰는 법, 부동산 투자하는 법, 좋은 펀드 고르는 법, 5년안에 10억 만드는 법..
이런 것은 어떨까. "결혼 잘하는 법" 결혼에도 재테크 기법이 동원된다면 너무하지 않은가. 그러나 미국에서는 최근 `결혼 테크(?)`의 하나로 혼전 계약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헐리우드 스타, 억만장자들 사이에만 유행하던 혼전 계약서(Prenuptial Agreements)가 어느새 보통 사람들의 결혼에도 도입되기 시작한 것.
혼전 계약서는 이혼을 대비한 것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결혼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적 결합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결혼 전 남편의 카드 빚 때문에 고통받는 아내, 재혼 후 자녀들간의 재산 분쟁 등은 미국 가정 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혼전 계약서는 이런 문제들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파탄으로 이끌지 못하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의 유명한 재테크 방송인 수지 오만은 혼전 계약서를 보험이라고 강조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앞두고 재산 문제를 규정한 계약서를 쓴다는 것이 전혀 로맨틱하지 않다"고 하지만, 보험을 든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것.
미국의 이혼율은 50%에 육박한다. "이번 결혼이 내 생애 마지막 결혼"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행복한 결혼이 끝까지 계속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을 대비한 `보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오만은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는 미국인들은 10%가 안된다"며 "이혼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혼전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사랑하는 사람의 재정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두 사람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만은 이를 `재정적 친밀감(financial intimacy)`이라고 불렀다. 재정적 친밀감이 높아지면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이혼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혼전 계약서가 사랑보다 실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재혼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양측이 모두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은퇴 계획까지 마련돼 있다. 각자 데려온 자식들에게 어떤 재산을 얼마만큼 물려 줄 것인지도 고민이다. 혼전 계약서를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
혼전 계약서는 또 `부채 결합(marrying the debt)`을 예방한다. 이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신용카드 씀씀이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결혼 후에 그의 신용카드 빚을 떠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 때 혼전 계약서에 "결혼 전 카드 빚은 각자의 책임이다"라고 쓴다면 결혼 상대도 정신이 번쩍 들 것이다.
재혼의 경우 자식들간의 재산 분쟁도 예방할 수 있다. 아내는 할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별장 저택이 있다. 이 저택은 처가 쪽 가족 형제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재혼한 남편의 자식들이 이 저택의 지분을 요구한다면 난감한 일이다. 혼전 계약서에 "이 집에 대한 권리는 오직 아내의 자식들에게만 있다"고 하면 싸울 일이 없어진다.
모든 것을 법과 계약으로 처리하는 미국인들도 혼전 계약서는 아직 찜찜하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혼전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양측이 각자의 변호사를 쓰는 것이 보통이고, 비용도 2000달러 이상 든다.
계약서를 작성하는 시기도 중요하다. 결혼을 앞두고 온갖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는데, 불쑥 계약서를 내밀면 곤란하다. 상대 편의 강압에 못이겨 도장을 찍었다고 소송을 건 사례도 있다.
오만은 결혼식 한달전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결혼 후에도 5년에 한번 꼴로 계약서를 수정하라고 권고한다. 마치 장기 보험의 보험 약관을 수정하듯이. 이 모든 것이 `사랑`하고는 어울리지 않지만, 눈딱감고 `사랑을 지키는 보험`에 든다고 생각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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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뉴욕특파원 (il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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